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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마디였다. 일반적으로 배우와 인터뷰를 앞두고 ‘통성명’을 할 때, 이런 말을 듣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당연히 이유가 궁금해졌다.
“이 관심이 언젠가는 사라질텐데, 그때 혹시 제가 파산하면 연락드리려고요.(웃음)”
농담이랬지만, 마음 한켠이 짠했다. 미리 짐작하지 않고, 먼저 기대에 부풀지 않으려는 모습엔 의연함 만큼 불안함도 크게 자리하기 마련이다.
배우 조복래는 ‘신상’이다. 데뷔는 2010년 연극 무대로 했다. 갓 데뷔한 신예는 아니지만 ‘상업 시장’의 시선에선 신선함 그 자체다. 그의 이름 앞에 ‘주연’을 달아준 첫 상업 영화 ‘쎄시봉’은 조복래의 발견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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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두려움은 크다. 맛보지 않은 음식, 경험하지 않은 운동, 처음 만나는 사람, 익숙하지 않은 모든 것엔 공포가 따라온다. 그 두려움에 뛰는 심장 박동이 설렘처럼 느껴진다면 마냥 좋겠지만, 조복래는 그렇게 안도하고 있진 않았다. 그 배경엔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깔렸다. 무엇보다 ‘송창식을 연기했다’는 사실이 그를 억눌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록발라드 장르가 유행했어요. 당시 밴드를 했죠.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성우가 되고 싶어서 성악을 배웠고요. 그 두 가지를 10년 동안 취미로 쭉 해왔어요. ‘쎄시봉’ 오디션은 그런 저에게 운명 같은 기회였죠. 어떤 분이 ‘오디션 한번 봐봐. 송창식 선생님 보니까 너 생각 나더라’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웬걸, 제 생각과 달리 오디션에서 망했더라고요.(웃음)”
오디션을 앞두고 그에겐 ‘5가지 필승전략’이 있었다. 나름 연마하고 있던 노래와 기타 연주 그리고 송창식처럼 보이기 위한 가발과 의상을 준비했다. 여기에 ‘송창식에 대한 공경심’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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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을 앞두고 ‘신예’라는 사실에 자신감이 없어보였던 그가 눈을 다시 반짝였다.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연기한 덕에 ‘쎄시봉’ 속 조복래가 빛을 낸 것이란 확신이 든 순간이었다. 촬영 내내 ‘부산 상남자’ 정우 형이 고마웠고, ‘세상 둘도 없는 완벽남’ 하늘이에게 배웠다는 그. 아무리 긴 세월이 흘러도 철학과 신념을 놓치지 않는 멋진 삶을 살리라 다시 다짐하게 됐다.
“아직 ‘쎄시봉’이란 작품에서, 그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아요. 노래도, 호흡도, 특히 사랑도 참 예쁘게 그려졌잖아요. 슬픈 사랑이긴 했지만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의 추억이 소중한 건데. ‘쎄시봉’은 그런 의미에서 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줬어요.”
영화는 1970년대 명동의 중심,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했다. 당시 청춘의 마음이 대변된 트윈폴리오, 쎄시봉, 이장희 등의 노래를 소재로 이에 얽힌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재현했다. 트윈폴리오의 번안곡으로 유명한 ‘웨딩케이크’의 가사가 어떻게 탄생되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영화로, 흘러가버린 첫사랑에 대한 추억과 그 시대의 낭만을 되새겨볼 수 있다.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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