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털 베이스볼]심재학 코치, 우여곡절 결혼 스토리

  • 등록 2015-05-16 오전 9:11:11

    수정 2015-05-16 오전 9:11:11

심재학 코치. 사진=넥센 히어로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야구기자 한 지가 벌써 16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는데요. 제가 겪어 본 그 ‘사람’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사적인 잣대로 들여다볼까 합니다. 사람의 기억은 모두 다르게 적히기 마련이니까요. 기사처럼 객관성을 애써 유지하려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느낀 바를 솔직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그저 ‘새털’ 처럼 가볍게 읽어봐 주시고, ‘아!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 정도로만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새털데이(Saturday)니까요.

오늘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기사를 써 볼까 합니다. 인물평은 조금 뒤로 미루고요….

‘욘 사마’ 배용준씨의 결혼 소식을 듣고나니 야구 선수의 결혼 이야기 하나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처음 뉴스를 접한 뒤 든 생각은 ‘배용준씨도 결혼이 확정되기 전 까지 이 이야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애를 썼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기자인 주제(?)에 오지랖도 넓죠. 다만, 저도 사내연애로 결혼하다보니 연애 사실 자체를 알리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웠던 경험은 갖고 있습니다. 배용준씨가 조심한 정도는 절대 아니겠지만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심재학 넥센 타격 코치의 결혼 스토리 인데요.

잘 아시다시피 심 코치의 아내는 미모의 재원이었던 미스코리아 출신 이재원씨 입니다.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을 하게 됐는데요. 중간에 한 번 이별의 아픔을 겪었지만 사랑을 잊지 못한 심 코치의 순정 덕에 재결합이 가능했었습니다.

문제는 둘의 결혼 소식이 너무 일찍 세상에 알려졌다는 점 입니다. 심 코치의 지인들만 그 소식을 알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기사가 나오면서 한 바탕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기사가 난 경로는 이렇습니다. 심 코치의 학창시절 부터 친구였던 한 연예인이 야구기자 출신 연예기자와 인터뷰를 하다 심 코치의 결혼 이야기를 하고 만 것입니다. 뒤늦게 수습을 해보려 했지만 소용 없었구요. 잘 안 믿어지시는 분도 있겠지만…, 당시 결혼 기사는 1면에 보도가 됐었습니다.

결혼하는 것만 결정되고 아무 것도 정해진 것 없는 상황에서 기사가 먼저 나온 탓에 양 집안은 발칵 뒤집히고 말았습니다. 더 아픈 일도 있었는데요. 당시 이재원씨는 모 방송사 아나운서 시험에 응시한 상태였습니다. 꽤 높은 차수까지 올라가며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는데요.

꼭 그래서만은 아니었겠지만 결혼 소식이 알려진 후 그만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선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겠죠.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했나요.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이 커플은 이후 아들 딸 잘 낳고 재미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아참, 이 코너 취지 답게 심 코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마무리할까 합니다. 심 코치는 제가 만난 야구인 중에서 손 꼽히는 질문 왕자 입니다. 참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걸 묻고 듣습니다. 말하기도 좋아하지만 듣는 것 또한 열심입니다.

아마도 그런 열린 귀가 지금까지 그를 만든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강정호 서건창 등이 빠진 넥센 타선을 여전한 강타선으로 이끌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듣는 야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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