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서현진 “SM시절 대선배 에릭…이젠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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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배우 서현진이 인생작을 만났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연출 송현욱 극본 박해영)이다.

벌써 데뷔 15년 차다. 2001년 걸그룹 밀크의 멤버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2003년 그룹이 해체됐다. 배우로 다시 활동하기 까지 3년이 걸렸다. MBC ‘신들의 만찬’(2012), ‘오자룡이 간다’(2012), ‘제왕의 딸 수백향’(2013), ‘식샤를 합시다2’(2015)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 받았지만, 대표작은 아니었다. ‘또 오해영’은 돌고 돌아 그에게 간 작품이다. “대본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는 서현진의 말처럼, 오해영이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매사 솔직하고 거침없는 오해영에 시청자는 함께 웃고 울었다.

천생 배우처럼 보이지만, 서현진은 지난해부터 자신을 배우라고 소개했다고 했다. “너무 불안정한 직업이라 도망갈 구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캐릭터와 달리 조심성 많고 신중한 사람이었다.

다음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이다.

(①에 이어)―박도경(에릭 분)의 생사가 시청자의 주요 관심사였다. 18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새드엔딩일까 걱정했다. 촬영 3~4일 전까지 결말을 몰랐다. 그렇게 푼다는 점에서 작가님의 내공을 느꼈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여서 많은 것을 바꿀 수 없지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벌어진 이후의 삶은 바뀔 수 있다고 말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초반에 캐릭터를 못 잡고 작가님과 이야기를 할 때 극단적인 에를 들어줬다. 파혼 당하고 남자에게 그런 말을 듣는 게 어디까지 망가질 일인지 물어봤는데 죽을 고비를 넘긴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순간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 장치로 박도경의 사고가 필요했던 것 같다.

―후반부 주인공은 사실상 박도경이었다. 오해영은 사랑을 하는 여자로 남았다. 아쉽지 않았나.

△전혀 아쉽지 않았다. 작가님의 선택이다. 오해영이 사람들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그게 8화까지다. 그렇게 오해영의 시점에서 박도경의 시점으로 넘어갔다.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은 둘이서 하는 거다. 두 남녀의 심리를 묘사하려면 두 사람의 심리가 다 필요했던 것 같다. 오해영은 성장하지 못했다. 사람은 잘 안 변한다. 주인공이 결점 없이 착한 사람이 과연 좋은가라는 생각을 한다. 다 결점이 있고 못난 부분이 있다. 해영이가 얄밉고 진절머리 나게 싫어도 그게 해영이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2회를 연장해 늘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작가님 대본에 전혀 불만이 없었다. 다른 미니시리즈 대본에 비해 신의 수가 많았다. 보통 1회 당 신이 60개라면 ‘또 오해영’은 최고 79개까지 있었다. 대본 엔딩이랑 방송 엔딩이 달라서 어쩔 수 없었다. 대본으로 8회 엔딩이 방송으로는 10회 엔딩이 됐다. 이미 방송이 늘어난 상태였다. 2회 연장을 독으로 볼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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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빈은 걸그룹 LUV 출신이다. 전혜빈 말로는 가수로 활동하던 시절 대기실을 같이 썼다면서 이번에 일종의 전우애를 느꼈다고 하더라.

△대기실을 같이 쓴 게 기억이 안 난다. 전우애는 분명히 있었다. 데뷔한 지 오래된 사람들이다. 그 시간을 버텨낸 사람들이 가진 뚝심이 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혜빈 언니는 직접 겪어보니 좋은 사람이고 큰 사람이었다.

―밀크 시절 에릭은 같은 소속사인 SM 선배였다. 그 시절 에피소드는 없나.

△하늘같은 선배님이었다. 추억이 전혀 없다. 중국 공연을 같이 간 적 있었는데 워낙 대선배이라 접점이 없었다. 그때 나를 아예 기억 못하더라. 교류가 없었다. 배우가 된 후 김동완과 단막극을 찍은 적 있다. 그때 회식 자리 옆 테이블에 있었는데, 그때를 기억하는 정도다.

―에릭은 어떤 사람인가.

△선배님이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상냥하고 매너가 좋다. ‘상냥하다’가 첫 느낌이었다. 극중 캐릭터처럼 나중에는 반말을 섞었다. 그걸 받아줬다. 끝나고는 굉장히 좋은 친구가 됐다. 선배보다는 친구 같은 느낌이다. 그게 오빠의 매력 같다. 사람을 나누지 않고 다 받아준다. 남자 배우들이 오빠를 참 좋아한다. 전작에서 주로 짝사랑을 해서 가장 길게 멜로 호흡을 맞춘 사람이 에릭이다. 워낙 로맨스에 강해서 덕을 많이 봤다.

―황덕이 역의 김미경과 모녀 연기도 인상 깊었다. 함께 막춤을 추는 신이 화제가 됐다.

△처음부터 엄마라고 불렀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해도 받아줬고, 나 역시 선배님이 어떻게 해도 어렵지 않았다. 춤추는 신도 그랬다. 일단 내가 먼저 췄고, 그걸 보고 선배님이 맞춰 들어와서 한 번에 촬영이 끝났다. 사전에 맞추지도 않았다. 가만히 보면 둘 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장면이 있다. 웃음을 참고 있는 거다. 옛날에 무용하던 것이 도움이 됐다. 이한위 선배님이 “춤에 기승전결이 있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어떤 딸인가.

△김미경 선배님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때리진 않는다. (웃음) 화나면 산책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성격이다. 오해영처럼 나도 버릇 없고 고집 세고 말 안 듣는 딸이다. 그렇지만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는 편이다. 엄마와는 친구 같은 관계다.(③으로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