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크린은 왜 '감옥'에 주목하나

  • 등록 2017-04-04 오전 7:00:00

    수정 2017-04-04 오전 7:00:00

영화 ‘프리즌’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TV와 스크린에서 교도소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내와 딸을 살해한 누명을 쓴 한 검사의 사투를 그린 드라마 ‘피고인’(종방)은 시청률 30%에 육박했고, 범죄자를 교정·교화하는 교도소를 완전범죄 구역으로 바꿔버린 영화 ‘프리즌’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평일 박스오피스를 평정하고 있다. ‘프리즌’은 1일 기준으로 관객 204만명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돌파, 승승장구 중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성공시킨 ‘스타PD’ 신원호 PD는 차기작으로 ‘감옥’(가제)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에서 교도소는 벗어나야 하는 공간으로 탈출의 대상이고 폭력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으로 묘사, 공포와 장애(방해)의 대상으로 부정적으로만 비쳤다. 최근에는 교도소가 주요 배경으로 나오면서 새로운 인연(조력자)을 만나서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성장통 내지 전환점의 구실로 작품에서 접근법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주인공이 억울하게 교도소에 가게 된 경우에 그런 경향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교도소가 작품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 신선함을 꼽는다. 신원호 PD는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선 늘 새로운 이야기를 찾을 수밖에 없고 이야기의 경쟁력은 공감이나 호기심을 총족시켰을 때 높아진다. 교도소의 이야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할 수 없고 경험할 일 없는 이야기다.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도 그 안의 사람들, 사연들에 대한 궁금증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테면 ‘응답하라 1997’이 팬클럽 문화로 여성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고 남성 시청자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큰 인기를 누렸듯이, 교도소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에 대중이 궁금해한다는 것이다.

답답한 현실과 연관짓는 견해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해서 대통령 탄핵, 정권의 몰락 등으로 이어지는 불안하고 불신이 가득한 현실에 대한 사회적 함의가 교도소 이야기에 투영된 것으로 본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련의 사태들로 국가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크고, 사회적 약자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한 희생을 당하는 일들이 계속되면서 누명을 쓰고 옥고를 치르는 이야기에 대중이 크게 감정이입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도소에도 권력 있고 특혜 받는 ‘범털’이 존재하고 짓밟히고 보호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가 존재하듯 다양한 인간 군상, 사연들이 있다. 그 안에도 사회의 축소판과 다름 없기 때문에 몰입해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교도소나 범죄자를 미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작품이 교도소의 다양한 인간군상과 그들의 사연을 다루면서 극적 장치가 개입될 여지가 없지 않아서다. 신 PD는 “그런 부분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며 “교도소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보니 드라마가 없지는 않겠지만 ‘감옥’(가제)을 통해서 사람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도 해보려고 한다. 큰 틀에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다”고 얘기했다.

흥미롭게도 ‘피고인’ ‘프리즌’이 같은 장소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피고인’과 ‘프리즌’은 리얼리티를 위해 지금은 운영되지 않지만, 과거 20여년간 실제 재소자들이 생활했던 전남 장흥 교도소에서 촬영했다. 두 작품에 각각 철식과 홍표라는 범죄자 역할로 출연한 조재윤은 ‘프리즌’ 다음에 ‘피고인’으로 이어지는 촬영을 하면서 1년 가까이 장흥 교도소에서 ‘옥살이’(?)를 했야만 했다. 교도소 유 경험자답게 ‘피고인’ 때에는 다른 배우들보다 촬영이 수월했다고. 올 가을 방송을 목표로 현재 캐스팅 작업에 한창인 신PD의 ‘감옥’(가제)도 장흥 교도소를 촬영지로 검토하고 있다.

SBS 드라마 ‘피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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