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참 “‘가족오락관’ 시절 ‘가만히 있어라’ 지적…시대 앞서 갔죠”[‘세모방’ 릴레이 인터뷰]

  • 등록 2017-06-14 오전 6:59:23

    수정 2017-06-14 오전 6:59:23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평균 나이 71.7세, 방송경력 총합 195년. MC 송해, 허참, 이상벽, 임백천의 이야기다. 4MC는 지난달 첫 선을 보인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세상의 모든 방송'(이하 '세모방')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세모방'은 박명수·박수홍 등 후배 MC들의 타방송 체험기와 이를 평가하는 '세모방 위원회'의 토크로 구성된다. 4MC가 곧 '세모방 위원회'다. 한 시대를 풍미한 4MC가 한 프로그램에 나온다는 것 자체로 화제였다. 전설 같은 4MC를 차례로 만나봤다. <편집자 주>

“허참 위원님은 여든세 번 크게 웃었고, 네 차례 웃겨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영원한 MC’ 허참이 오랜만에 프라임 시간대 예능으로 돌아왔다. '세모방’이다. 허참은 ‘세모방 위원회’ 의 한 명으로 후배들의 결과물을 감상하고 평가한다. 주어진 대본에 의한 진행이 익숙한 그에게 일종의 도전이다. 소수 MC 체제가 아닌 집단 MC도 데뷔 45년 만에 처음이다.

“요즘 새로운 것을 해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 하는 데 익숙해요. 그것도 적절한 애드리브가 필요하지만 아주 달라요.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제작진이) ‘세모방’은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했어요. 감정 기복이 심해요. 기분 내키는 대로 마음껏 웃고 떠들고 있습니다.”

한때 ‘요즘 예능’에 대해 '자기들끼리 노는 프로그램'이란 편견을 가진 적도 있었다. 관심을 가지고 직접 해보니 달랐다. 허참은 “왁자지껄 이말 저말을 하고 있다”면서 "낯선 세계에 있단 생각이 든다. 그 나름의 친근함과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녹화 도중 VCR에 푹 빠져 다음을 놓칠 때도 있다. 허참하면 매끄러운 진행의 대명사다. 과거 MC 체제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카메라 너머 작가들이 ‘넘어가 달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기도 한다”고 웃었다.

◇새로운 집단 MC…“낯선 세계 같아”

허참은 특유의 힘찬 목소리로 힘차게 진행을 이어간다. 함께 하는 송해, 이상벽, 임백천에 대해 “오랜 기간 방송을 하면서 한 축을 쌓아온 분들”이라며 “서로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 중 허참은 가장 역동적인 MC다. 유머 감각은 그의 타고난 성격이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10년 넘은 매니저와 오가는 한 두 마디가 만담이었다. 듣다보면 실소가 나왔다.

“‘가족오락관’ 시절 하루는 카메라 감독이 툴툴거렸어요. 가만히 좀 있으라고. 콩트도 하고 뿅망치도 맞고 하다 보니 스튜디오를 하도 왔다 갔다 했거든. 그땐 카메라가 몇 대 없었으니까. 나는 나대로 ‘그게 내 진행스타일’이라고 티격태격했습니다. 이제 그런 시대가 왔어요. 출연자 1명에게 여러 명의 VJ가 붙어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잖아요. 일찌감치 시작한 거죠.”

부산 출신인 허참은 군 제대 후 무작정 서울로 왔다. 군대나 고향 친구 집을 전전했다. 그중 MBC 정동 사옥 근처에 사는 친구도 있었다. “MBC와 인연이 깊다”고 말하자 MBC 라디오 ‘청춘을 즐거워’부터 시작해 자신의 역사를 속사포처럼 읊었다. 추억에 잠긴 눈빛이었다. 1984년부터 사반세기를 함께한 KBS2 가족오락관'에 이르러 “벚꽃 피는 계절에 시작해 벚꽃 피는 계절에 끝났다”는 낭만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스스로 묻곤 해요. 과연 방송을 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지금도 카메라 앞에 서면 설레고 그래요. 늘 재미있게 하려고 합니다. 하다 보니까 주변에서 잘한다고 해줍디다. 용케 지금까지 왔어요. 그러다 보니 직업이 됐고,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나이에 일을 크게 벌이지 말라고 하는데, 작년에 레스토랑도 시작하고 ‘세모방’도 하고 있어요. 괜히 마음고생을 하나 싶기도 해요. 뭐, 어떻게 되지 않겠어요? 뭐든 즐겁게 해야죠. 하하.”

사진=노진환 기자
◇본명 이상용, 예명 어떻게 지었나

“허, 참. 어떻게 자기 이름을 몰라요?”

말재주가 좋은 남자가 얼떨결에 무대에 올랐다.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고 답하자 사회자는 황당해 했다. 객석에선 웃음이 나왔다. 사람들 앞에 나서길 좋아했던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어떻게 아셨죠. 제 이름은 허참입니다.”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남자를 눈여겨 본 음악다방 주인은 남자를 불러 일자리를 제안했다. ‘국민MC’ 허참(본명 이상용)의 시작이었다.

허참은 1970~80년대를 대표하는 MC다. 1970년 음악다방 ‘쉘부르’ MC로 연예계에 입문해 1972년 TBC(동양방송) ‘7대 가수쇼’ MC로 정식 데뷔했다. 그의 왕성한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월 MBC ‘일밤-복면가왕’에 복면가수로 출연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남양주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 ‘참스팜스’를 열었다.

▷방송인 허참은 ▲1949년 부산 출생 ▲부산 영남상고, 동아대 경영학과,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 수료. ▲1971년 TBC ‘7대가수쇼’ MC데뷔 ▲1974년 MBC 라디오 ‘청춘을 즐거워’ MC, TBC ‘가요앙코르’ ‘쇼쇼쇼’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쇼 일요특급’ MC. ▲1975년 MBC ‘싱글벙글쇼’‘젊음은 가득히’ ‘푸른신호등’ ‘허참과 이밤을’ MC ▲1976년∼1984년 TBS ‘가요운전석’ KBS 라디오 ‘허참과 즐겁게’ MC ▲1984년∼2009년 KBS2 ‘TV가족오락관’ MC ▲1998년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 올해의 베스트드레서 ▲2002년 '제29회 한국방송대상' 진행자상 ▲2003년 ‘추억의 여자’로 가수 데뷔 ▲2005년 '제12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TV진행자상▲2006년 'KBS 연예대상' 공로상 ▲2012년~현재 대전MBC '허참의 토크&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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