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레볼루션]평창올림픽, 트로트 한류 도화선 기대

  • 등록 2018-03-05 오전 6:48:03

    수정 2018-03-05 오전 7:49:19

가수 조정민과 일본의 유명 작곡가 나카무라 타이지가 최근 오사카에서 쇼케이스 형태로 열린 조정민의 일본 첫 단독 공연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루체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지난 25일 폐막한 평창 동계올림픽이 트로트 한류에 불을 지필지 주목된다. ‘한국의 매력’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 지금 ‘전통가요’로 불리는 트로트도 한류의 흐름을 타고 해외로 무대를 넓힐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팝을 비롯해 국제사회에 한국을 알린 한국 대중음악들은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도 주요 문화 콘텐츠로 세계 각국 참가자 및 관람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트로트 관계자들은 그 사이에서 간간이 트로트 리듬이 들린 게 시장 확대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바람을 숨기지 않고 있다.

◇ 트로트, 개막 전부터 올림픽과 시너지

트로트는 대회 개막 이전부터 평창 올림픽과 협력관계를 다지며 시너지 효과를 내왔다. 지난달 30일 KBS1 평창 올림픽 G-10 특별생방송 ‘하나 된 열정 하나 된 세계’에서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 김병찬, 딘딘, 주이와 함께 진행을 맡아 활약했다. 조정민은 공연에도 나서 자신의 노래 ‘슈퍼맨’으로 무대 매너를 뽐냈다. 설하윤도 평창을 배경으로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를 부르고 박혜신과 ‘아모르파티’로 듀엣 호흡을 맞췄다. 당시 생방송은 시청자들의 연령대를 다변화함으로서 올림픽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흥겨운 응원가 리듬에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과 메이저풍 세미트로트 등의 리듬을 녹여낸 ‘평창아리랑’은 평창올림픽 응원가로 대중에게 소개됐다. 강민이 작·편곡, 김흥국이 작사를 맡았다. 이 노래를 작곡한 가수 강민은 “트로트 특유의 창법인 꺾기와 세미트로트의 흥겨운 리듬이 노래에 맛을 더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정감을 느끼면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형태로 노래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평창아리랑’은 김흥국, 김준성과 국악인 안소라 외에 최근 활동이 활발한 진해성, 금잔디, 한가빈, 이순정, 유지나, 장미, 송가인 등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녹음을 했다. 국악을 전공한 송가인은 한 서린 ‘아리랑’으로 노래의 시작을 장식했고 금잔디는 차분한 중저음, 유지나는 빠른 템포의 ‘아리랑’ 합창을 리드하는 등 트로트와 국악의 크로스 오버도 시도됐다.

◇ 올림픽 전부터 中·日서 ‘그린 라이트’

트로트 리듬이 평창 올림픽을 홍보하는 데 도움을 준 셈이다. 트로트 입장에서도 홍보 효과가 있었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그린 라이트’ 신호다.

‘평창아리랑’은 동영상 콘텐츠로 바이두 등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 업로드됐다. 한반도 사드배치를 계기로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여러 분야에서 풀리는 조짐이지만 ‘한한령’에 관해서는 아직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평창아리랑’의 현지 사이트 동영상 업로드는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다.

강민은 “중국 전통가요는 마이너풍 트로트와 중남미 민요의 리듬이 섞인 듯한 느낌”이라며 “트로트의 현지 시장 공략은 나쁘지 않은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 특히 중국 북동부에서는 한국 트로트 풍의 노래들을 즐겨 듣는다”고 말했다. 강민은 중국어로 현지 전통가요 풍의 트로트곡들을 지난 2016년 발표하기도 했다. 강민은 “트로트는 꺾기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트로트에 담긴 애절한 한의 정서는 아시아 어디에서도 어렵지 않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국내 트로트 가수들의 현지 활동에 대한 의사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한령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을 뿐이다. 성공적으로 끝난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한령이 완화된다면 트로트 시장에서의 수혜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일본에서 ‘엔카의 여왕’ 계보를 이은 김연자(사진=이데일리DB)
◇ 조정민, 김연자의 日 바통에 도전

앞서 조정민은 일본 시장에서 김연자 이후 40년 만에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조정민은 지난달 26일 일본 오사카에서 쇼케이스 형태의 공연을 갖고 일본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지 노래방 기기에 500곡이 넘는 노래가 등록됐을 정도의 히트곡 메이커 나카무라 타이지가 조력자로 나섰다.

조정민의 일본 진출이 ‘엔카 가수’로 전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 공연에서 조정민은 나카무라 타이지가 프로듀싱한 일본 데뷔곡 ‘아빠’도 선보였다. 나카무라 타이지는 “한국과 일본의 대중가요를 좋은 형태로 결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조정민을 만났다”며 ‘아빠’에 대해 “아주 옛날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타국에서 힘들게 가족을 꾸려간 분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조정민은 공연에서 한국에서 발표한 ‘슈퍼맨’과 ‘살랑살랑’도 선보였다.

조정민의 첫 걸음이 성공을 담보로 한 것은 아니다. 이제 시작일 뿐 어떤 난관이 나타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트로트 스타 계보를 이은 장윤정도 해외 공략에는 실패했다. 김연자가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조용필, ‘엔카의 여왕’으로 불린 계은숙에 이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 바통을 누가 이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해외에서 입지를 다지려면 신인이라는 자세로 밑바닥부터 쌓아올려야 하는데 장윤정을 비롯한 최근의 트로트 가수들은 그러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한국의 가수들이 끼와 재능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다. 한국에서의 입지를 생각하지 말고 언어를 익히고 버스킹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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