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한 우물”…히로카즈 감독, 5수만에 칸 황금종려상

  • 등록 2018-05-20 오전 5:35:39

    수정 2018-05-20 오전 5:35:39

사진=칸국제영화제 SNS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4전5기였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다섯번 째 도전 끝에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히로카즈 감독은 19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 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만비키 가족’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2001년 ‘디스턴스’로 처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이후에도 ‘바닷마을 다이어리’(2016),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아무도 모른다’(2004) 등으로 칸을 찾았다. 이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심사위원상을, ‘아무도 모른다’는 남우주연상(야기라 유야)을 수상했다.

‘가족’은 히로카즈 감독의 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만비키 가족’도 마찬가지다. 할머니의 연금과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이 홀로 추위에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가족으로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태풍이 지나가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으로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호흡했던 릴리 프랭키를 비롯해, 안도 사쿠라, 마츠오카 마유, 이케마츠 소스케, 키키 키린 등이 출연했다. 심사위원단은 연출, 연기, 촬영 등 모든 부문이 잘 구성된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칸국제영화제 SNS
와세다대 문예학과 출신으로 작가를 꿈꿨던 히로카즈 감독은 TV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첫 장편영화는 ‘환상의 빛’(1995).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한 남편의 그림자를 지고 살아가는 여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촬영상(황금오셀리오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에도 ‘원더풀 라이프’(1998), ‘하나’(2006) ‘걸어도 걸어도’(2008),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2011) 등 상실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최근 작품인 ‘세번째 살인’(2017)처럼 색다른 시도도 있었다.

보편적 소재인 가족 드라마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면,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평단의 지지를 받았다. ‘아무도 모른다’는 1988년 도쿄에서 벌어진 어린이 방치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만비키 가족’ 역시 경제 불황으로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이 붕괴된 일본 사회의 이면을 포착했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유령 연금’ 범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부모가 사망했음에도 그 연금을 받아 챙기기 위해 사망 신고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은 한 가족의 실화를 다뤘다.

사진=‘만비키 가족’ 포스터
국내에도 열혈 팬을 보유한 일본감독 중 한 명이다. ‘태풍이 지나가고’는 9만 명,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10만 명,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12만 명을 동원했다. ‘공기인형’(2009)은 배두나가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세계가 주목하던 차세대 감독은 어느새 거장이 됐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케이트 블란쳇의 호명으로 무대에 오른 히로카즈 감독은 “정말 행복하다”며 “영화제에 참석할 때마다 영화를 제작하고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영화는 대립하는 사람과 사람, 멀리 있는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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