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실패를 통해 얻는 게 더 많아..내년엔 다를 것”

에비앙 챔피언십 첫 메이저 우승 앞에서 좌절
"실패에서 얻는 게 많아..앞으로 잘 될 것 같다"
  • 등록 2018-09-20 오전 8:07:27

    수정 2018-09-20 오전 8:07:27

김세영. (사진=에비앙 챔피언십 Photo Philippe Millereau / KMSP / DPPI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왠지 잘 될 것 같다. 실패를 통해 얻는 게 더 많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친 김세영(26)이 경기를 끝내고 남긴 마지막 한 마디다.

김세영은 17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1타 차 공동 2위(11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역전의 여왕’이라는 별명처럼 마지막 날이 되면 더 강한 모습을 보여 왔던 김세영이었기에 1타 차 준우승은 못내 아쉬움이 컸다.

경기 중 나온 두 번의 실수가 뼈아팠던 하루였다. 공동 선두로 나서자마자 10번홀에서 나온 더블보기와 12번홀 보기는 순간적인 선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였다. 김세영은 경기 뒤 이 부분에서 크게 아쉬워했다. 김세영은 “(두 번의 실수는) 선택의 문제였고, 아무리 긴장된 순간이라도 준비가 잘 돼있다면 흔들리지 않고 치고 나갈 수 있는데 그런 게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두 번의 실수가 아니었다면 김세영은 또 한 번의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었다. 다행히 김세영은 이 두 번의 실수를 실망이 아닌 희망으로 바라봤다. 그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며 “내 플레이를 하려고 있는데 샷이 잘 안 풀렸다”고 복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좋을 것 같다”고 남은 시즌에 대해 큰 기대를 보였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김세영은 실패를 통해 성공을 이뤄왔다. 2015년 LPGA 데뷔전 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세영은 LPGA 데뷔를 실망으로 시작했다. 일찍 미국으로 떠나 적응 훈련을 실시한 김세영은 개막전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 나섰다. 그러나 충격적인 결과에 실망했다. 1라운드에서 7오버파 79타를 쳤다. 다음날에도 1오버파 73타를 친 김세영은 컷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날 밤 김세영은 자책했다. 미국에 함께 간 부친 김정일 씨는 “다음 대회에서도 컷 탈락하면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엄포를 놨다. 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든 김세영은 두 번째 대회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만들어 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아내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유선영(32)과 연정전을 벌였고, 1차전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데뷔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개막전 컷 탈락을 실망이 아닌 성장의 발판으로 만든 김세영의 강인한 정신력이 만들어 낸 우승이었다.

김세영의 부친 김정일 씨는 태권도 선수 출신이다. 김세영도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배웠고, 공인 3단이다. 어려서부터 수련한 태권도 덕에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됐고, 위기의 순간마다 강인함이 더 샘솟는다.

그의 강한 정신력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대목은 평범함이 없는 우승이다. 김세영은 국내 활동 시절엔 5승을 전부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LPGA 투어로 진출해서는 개막전 컷 탈락 후 두 번째 대회만에 우승했다. 2015년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연장전에서 터진 짜릿한 ‘샷이글’로 거함 박인비(30)를 꺾는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올해 5월 손베리 클래식에서는 LPGA 투어 역대 최다언더파와 최소타 신기록(31언더파 257타)으로 우승해 이름을 남겼다.

그러던 중 2015년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작은 시련을 맛봤다. 앞서 2승을 거둔 김세영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다. 2라운드까지 4언더파를 쳐 우승 사정권에 위치했다. 김세영은 그해 신인왕 경쟁 그리고 이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와 자신의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뒷심이 좋은 김세영이었기에 기대할 만했다. 그러나 성급함은 화를 불렀다. 3라운드 무빙데이에서 2타를 잃으면서 주춤했다. 결국 이 대회에서 공동 11위에 만족했다. 아쉬웠지만 이날의 경기는 시즌 막판 김세영의 느슨해진 정신력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김세영은 한 달 뒤 중국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에서 우승해 시즌 3승째를 거뒀고, 그 우승으로 신인왕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김세영은 당시를 돌아보며 “그때도 큰 (대회에서) 실패 후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그날처럼) 앞으로도 좋아질 것 같다”고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그날 저녁 후배 이미향(26)과 함께 식사를 하며 아쉬움을 털어낸 김세영은 숙소에서 다시 만나자 “내년엔 기대해도 좋다”고 또 한번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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