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1992년생 남자 골퍼들이 군 복무를 위해 정들었던 필드를 잠시 떠난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통산 5승을 거둔 황중곤을 비롯해 2019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이형준과 KPGA 코리안투어 4승에 빛나는 이상희가 군에 입대한다.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황중곤과 이형준, 이상희는 18개월 동안 잠시 골프채를 내려놓는 대신 총을 잡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전우가 된다.
1990년대 초반 태어난 남자 골퍼들은 골프계에서 황금 세대로 불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병훈(29)과 노승열(29), 이경훈(28)을 비롯해 콘 페리 투어의 김민휘(28), 지난 시즌 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이수민(27) 등이 이 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지난해에는 1991년생 송영한과 김기환, 김준성 등이 입대를 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는 1992년생들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최근 군 복무 기간이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됐지만 1개월이나 2개월의 공백이 아닌 18개월의 공백은 골프 선수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모두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동안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해 골프인생 2막에 나서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골프장을 떠나 연병장에서 생활해야 하는 황중곤은 이미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동료와 관계자들을 위한 특별한 작별 선물도 돌렸다. 그는 동료와 관계자들에게 한국 라면을 선물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는 “9년 동안 일본 투어를 뛴 만큼 동료는 물론 투어 관계자들과도 정이 많이 들었다”며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한국 라면을 선물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황종곤은 또 “군 복무 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뒤 PGA 투어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형준은 지난 7일 경기 용인시 신병교육대대에 동기 중 가장 먼저 입소했다. 2018년 12월 결혼해 아들이 있는 그는 기초군사교육을 마친 뒤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그는 “군 복무 때문에 잠시 KPGA 코리안투어를 떠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성실하게 군 생활을 하겠다”며 “심신을 단련해 한층 더 발전된 이형준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황중곤과 이상희, 이형준 외에도 박준섭(28)과 김태우(27)가 KPGA에 군가를 제출하며 필드를 떠나게 됐다. 군 복무를 마치고 필드로 돌아오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지난해 8월 전역한 노승열이다. 입대 전 PGA 투어로부터 27개 대회 출전 시드를 보장 받은 노승열은 17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2년 3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다. KPGA와 JGTO, PGA 투어는 군 복무를 이행하는 한국 선수들을 위해 입대 전 가지고 있던 시드를 유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