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의 화양연화.."이다해 대타? 뭐 어때!"(인터뷰)

영화 `가비`로 15년 만에 스크린 복귀
  • 등록 2012-03-09 오전 9:11:54

    수정 2012-03-09 오전 9:29:46

▲20대 중반에 찾아온 슬럼프는 배우 김소연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아이리스`로 다시 서, 영화 `가비`로 날개를 단 그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웃었다.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09일자 37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오늘 이 순간이 부디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영화 `가비`(감독 장윤현, 제작 오션필름)가 처음으로 공개되던 날. 배우 김소연(32)은 이렇게 말했다. 절실함이 객석 끝까지 전해졌다.

18년 차 배우. `접속`(1997), `텔 미 썸딩`(1999), `황진이`(2007) 등을 연출한 베테랑 장윤현 감독보다 데뷔가 빠르다. 그런 사람이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신인처럼 들떠 있다. 처음 경험하는 언론 시사에 무대 인사. 지금 김소연에겐 모든 것이 새롭다. 15년을 기다린 영화, `가비`가 준 선물이다.

◇ 잃어버린 10년의 보상 `가비`

장윤현 감독을 비롯한 주진모, 박희순 등 `가비` 식구들에게 그는 `성실한 배우`로 각인돼 있다. 가장 늦게 합류해 커피를 내리는 방법부터 러시아어, 승마 등을 속성으로 한 달 만에 익혔다. 러시아어 대사는 촬영 전 통째로 암기해 지금도 줄줄 꿰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 그것도 몸 개그가 주를 이루는 `꺾기도`에 출연해 열성적인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어느 것 하나 대충하고 넘기는 법이 없다. "칼을 간 느낌"이라는 말에 그는 부정하지 않았다.

"데뷔하고 3년간 찍은 작품이 최근 10년의 작품 수와 맞먹어요. 남들은 이제 좀 편해져도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래서 힘들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네요. 최연소 MC, 최연소 주연, 1세대 한류스타. 그런 수식들이 절 나태하게 만들었어요. 간절함이 덜해 잊혔던 거죠."

배우 김소연의 성장은 1994년 열다섯 어린 나이에 시작돼 10대 후반에 절정기 이루다 20대 초반에 멈췄다. 2005년 MBC 드라마 `가을 소나기` 이후 3년여의 공백은 누구보다 그에게 낯설었다.
▲ 1순위 배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의 첫 영화 `체인지`, 서른살의 첫 작품 `아이리스`가 만들어준 행운이다.
◇ 불편했던 레드카펫, 이젠 당당하게!

그렇게 잊힌 그를 다시 보게 된 건 2007년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다. 가슴만 살짝 가린 하얀 드레스는 파격적이었다. `나 좀 한 번 봐 달라!`라는 시위로도 비췄다.

김소연은 "노출로 주목받기보다는 예쁘게 보여 건재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후 김소연은 영화제 단골손님이 됐고 `드레소연` 등의 애칭도 얻었다. 하지만 속내는 편치 않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마음 편히 즐긴 적이 없어요. 레드카펫 끝나면 호텔 방에 들어가 나오질 않았죠. 사진에 달린 댓글을 보면 `와~ 김소연 드레스 예쁘다. 그런데 찍은 영화가 있나?` 하는데 그 말에 공감이 갔어요. 그런데 올해는 `가비` 덕에 당당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해운대 포장마차에서 동트는 것도 보고 제대로 즐겨볼 생각이에요."

◇ `아이리스`로 시작된 화양연화

영화는 구한말 고종황제의 암살에 휘말리게 된 바리스타의 이야기를 다뤘다. `가비`는 커피를 일컫는 고어(古語). 극 중에서 그는 고종(박희순 분)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일리치(주진모 분)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이중 스파이 따냐로 분했다.

애초 이 역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제작이 지연되며 이다해가 빠지고 뒤늦게 그 자리에 김소연이 들어간 것.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문제다.

김소연은 "자존심을 세우던 때도 물론 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다 부질없더라. 놓치고 후회하는 것이 더 바보 같지 않나. `가비`에 캐스팅된 이다해가 부러웠고, 그 역이 내게로 와 기뻤다. `자존심? 개나 줘버려!` 한 지 오래다"라며 웃었다.

고2 때 찍은 `체인지`(1997) 이후 15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평소 좋아하던 장만옥 주연의 영화 `화양연화`를 다시 봤다고 했다.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일컫는다.

배우 김소연의 `화양연화`는 서른 살의 첫 작품인 SBS 드라마 `아이리스`(2009)로 시작됐다. 그는 이듬해 방영된 `아이리스` 스핀오프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0)에도 출연했고, 이는 `가비` 출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장 감독이 당시 드라마를 보며 `체인지` 촬영장에서 눈여겨봤던 김소연을 다시 떠올린 것.

김소연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나의 전성기는 10대 때지만 내 마음속의 전성기는 다르다"라며 `아이리스`를 언급했다.

"`아이리스` 출연 이후 `검사 프린세스`와 `닥터 챔프`, 드라마 두 편을 연달아 찍었고 지난해에는 그토록 바라던 영화 출연까지. 서른 살 이후로는 일이 술술 잘 풀리는 느낌이에요. 요즘 연기 욕심이 활활 타오르는데, 이번에는 `가비`가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복귀했다" 소리, 그만 들을래요. 드라마든, 영화든 쉼 없이 활동할 겁니다."

(사진=김정욱 기자)
▲ 영화 `가비`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영화를 찍으며 많이 울고 웃었다는 김소연은 "300만 관객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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