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박혁권, 그가 말하는 '강준형 히스토리'

강준형, 오혜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남자..'백그라운드'
수컷의 본능인 '강한 소유욕'이 이입돼 있는 캐릭터
마지막 회를 상상하기 무서울 만큼 애착이 큰 작품
  • 등록 2014-04-17 오전 9:08:28

    수정 2014-04-17 오전 9:08:28

JTBC 월화드라마 ‘밀회’에서 강준형 역으로 열연중인 배우 박혁권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그건 아마 소유욕일 겁니다.”

쇼윈도 부부인데, 아내의 불륜에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남편의 심리는 뭘까 물었다. “아내를 사랑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라고 묻자 그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배우 박혁권이 들려준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 미니시리즈 ‘밀회’의 강준형이란 남자는 알다가도 모를 수컷의 본능에 충실한 인물이었다.

극중 강준형은 서한음대 피아노학과 교수다. 아내는 오혜원(김희애 분). 서한예술재단 기획실장이다. 박혁권은 최근 이데일리 스타in과 만나, 대본과 화면엔 드러나지 않는 강준형의 ‘백그라운드’를 들려줬다. 제작진과 배우들, 스태프만 알고 출발하는 강준형의 히스토리다.

‘밀회’ 속 박혁권의 모습.
강준형은 서한예술재단의 사실상 ‘실세’인 오혜원을 아내로 잡은 남자다. 원래는 혜원을 사랑하고, 결혼할 마음이 아니었다. 심혜진이나 김혜은 등 극중 혜원을 둘러싼 인물들 사이에서 미국에서의 일화가 종종 등장하는 건, 이러한 과거와 연관이 있다. (새로운 에피소드로 등장할 거리는 아님에도 그럴듯한 과거를 탄탄히 만들어놓음으로써 배우들이 캐릭터에 보다 빠질 수 있도록 도왔다.) 강준형은 오혜원을 만나 교수직을 얻었고, 사회적 명성을 누리며, 그에 걸맞는 부를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오혜원’이라는 실체가 자신을 떠날 때, 자신의 모든 걸 잃게 된다는 생각이 강한만큼 그에게 있어 오혜원에 대한 희노애락은 모두 ‘소유욕’에서 비롯된다.

“강준형, 오혜원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남자. 그를 뺏긴다는 건, 나를 잃는다는 것. 사랑에 실패한 남자가 아닌, 소유에 실패한 남자.”(사진=김정욱기자)
“강준형은 오혜원을 빼면 아무것도 아닌 남자일 겁니다. 오혜원은 강준형의 인생에서 얻어 걸린 행운이죠. 그래서 아마 오혜원과 이선재(유아인 분)의 불륜이 세상에 알려지는 걸 누구보다 두려워할 수도 있고요. 이런 백그라운드가 없다해도, 남자라면 소유욕이죠.(웃음) 수컷의 대외적인 과시욕이라고 할까요. 나도 집에서 잘 보관만 해두던 중요한 물건을 누가 훔쳐갔다고 생각해봐요. 화, 나지 않을까요?”

박혁권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강준형은 왠지 씁쓸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를 보면 헛웃음을 지으며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았다. 박혁권 역시 그랬다. 그는 강준형의 마지막을 종종 상상해보며 허전하니, 안됐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밀회’의 끝, 생각하고 싶지 않다.”(사진=김정욱기자)
“혜원이라는 사람은 선재라는 자극제가 있었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왔잖아요. 자아를 찾게되건, 새로운 사랑을 알게 되건, 뭔가 혜원은 ‘깨닫는 사람’이 되겠죠. 그런데 강준형은 아닐 거예요. 끝까지 모를 것 같아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뭐가 잘못됐는지, 어떻게 했었어야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끝날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보기에 ‘으이그, 저 인간’이러실 것 같네요.(웃음)”

“촬영장, 좋은 기운. 서로가 서로를 느낀다는 게 행복.”(사진=김정욱기자)
‘밀회’의 끝은 박혁권도 모른다. 모든 배우들이 “어떻게 끝날 것 같냐”는 이야기를 궁금해하지만, 감히 ‘끝’을 상상할 수가 없다. 그건 하루, 한시간, ‘밀회’ 촬영장에서 주고 받는 서로의 좋은 기운이 끝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저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지금에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지난 방송에서 강준형이 ‘오혜원!’ 이렇게 절규를 했어요. 지금 이 공간에서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 어디선가 혜원이 들을 수 있겠다는 직감 때문이었죠. 예고편으로 이 장면을 봤을 땐 다들 ‘드디어 강준형이 폭발하는구나’ 싶었을텐데, 참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죠? 방송 다음날 촬영장에서 만나면 (김)희애 선배나 (유)아인 친구, 다른 연기자분들한테 ‘저 어제 그 장면 보고 쓰러졌잖아요’, 이렇게 감상을 주고 받느라 바빠요. 행복한 시간이죠. 이런 드라마가 또 있을지, 끝나는 게 무서울 정도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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