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10주년]장수 비결은 '해리포터'의 성장+'애플'의 혁신

  • 등록 2015-04-23 오전 6:59:00

    수정 2015-04-23 오전 7:55:49

‘무한도전’, “아하!” 외치던 시절.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2015년 K대 인문사회계 수시 논술우수자전형. 수리형 문제 중 MBC ‘무한도전’이 지문에 나왔다. 출연자 중 유재석·하하·노홍철을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최대값과 최소값을 집합을 응용해 푸는 문제였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입시학원 A에서 만난 예일여고 재학생 박 모 양(18)은 “올해는 아직 시험을 안 봤는데 지난해 수학과 국어 학교 시험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보기로 나오거나 지문으로 나왔다”며 “학교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편”이라며 웃었다. 한국 사회의 화두인 교육에까지 등장한다는 건 ‘무한도전’이 그만큼 사회를 이끄는 이슈라는 얘기다.

‘무한도전’이 24일 방송 10주년을 맞는다. ‘무한도전’의 문화적 가치는 영화 ‘해리포터’(2001~2011)시리즈에 비견된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콘텐츠의 자국 파급력뿐 아니라 국민이 캐릭터의 성장을 지켜보며 열광하고 실제 삶에 끌어들인 모습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고 주장한 예능인들의 도전(‘무한도전’)과 비주류 마법사들의 모험(‘해리포터’)과 이들의 성장이 10년간 준 재미와 감동은 묘하게 닮았다.

프로레슬링 특집.
새로움 없이는 오래갈 수 없다. 혁신은 ‘무한도전’의 성공에 빼놓을 수 없는 원동력이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23일 ‘강력추천 토요일’의 코너 ‘무모한 도전’이란 리얼버라이어티쇼로 출발했지만, 이후에는 실험의장으로 변했다. 퀴즈를 풀다가 드라마(‘로맨스’)를 찍었고, 프로레슬링 경기에 도전하고 가요제도 열었다. 여행 혹은 육아 등의 특정한 소재에 얽매이지 않았다. 매번 다른 아이템으로 ‘새 옷’을 입었다. 혁신이 호기심을 낳고, 이 기대감이 두터운 마니아층을 낳았다는 점에서는 ‘애플’의 성공사례가 비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무한도전’은 애플의 혁신처럼 소비자를 이끌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쌓여 시장을 키웠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봤다. ’무한도전‘의 성공은 ‘1박2일’·‘남자의 자격’(KBS)과 ‘런닝맨’(SBS) 같은 프로그램 제작에 물꼬를 텄다. 이런 영향력을 바탕으로 ‘무한도전’의 광고 단가(15초 기준·1126만 5000원)는 지상파 방송 3사 예능을 통틀어 가장 높다. 전영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정책협력팀 팀장은 “‘무한도전’보다 시청률이 높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이 속한 ‘해피선데이’(1081만 5000원)보다 높다”며 “이는 프로그램 영향력을 판단하는 시청자 몰입도 지수(PEI)가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한도전’ 김태호PD
10년 동안 ‘무한도전’이 유지된 건 김태호 PD의 ‘소통 리더십’ 덕이 크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김란주 ‘무한도전’ 작가는 “김태호 PD는 메인작가부터 막내 작가까지 항상 의견을 물어 본다”며 “매우 섬세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제작진과 출연자에 자율성을 강조했다. 기획도 사람에 맞췄다. 박명수와 정준하의 ‘하&수’와 동갑내기 친구인 하하와 전 멤버 노홍철의 ‘승부의 신’ 등이 대표적인 예.

이런 ‘무한도전’의 제작 방식은 조직 관리에도 시사점을 준다. 조정환 E사 인사팀 차장은 ”경영학 쪽으로 보면 드림팀이라 불리는 조직이 되레 성과가 나쁘게 나올 때가 있다“며 ”’무한도전‘ 속 ’평균 이하‘라 불리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서로 자기 자리를 찾고 시너지를 내는 지점은 기업에서도 생각해볼 문제“라는 의견을 냈다. 지혜원 대중문화평론가는 “‘무한도전’ 초기만 해도 유재석을 제외하고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등은 지금 같은 존재감도 없었고 호감형 예능인도 아니었다”며 “기획에 사람을 맞추는 게 아니라 사람에 기획을 맞춰 캐릭터를 부각하고 살린 점이 ‘무한도전’만의 레퍼토리를 만들어낸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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