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여자프로골퍼들의 평균 스윙 스피드는 90~95마일(144km~152km) 사이에 형성된다. 키 157cm로 단신인 이다연(21)은 100마일(160km)에 육박하는 스윙 스피드로 작은 스윙 아크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거리 손실을 스피드로 보완하고 있다. 덕분에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지난해 기준 252.09야드(16위)에 달한다. 작년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클래식에선 드라이브 샷을 꾸준히 260야드 이상 보내며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다연이 성장 과정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렉시 톰슨(미국)을 연상하게 한다. 9일 경기 남양주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다연은 “렉시 톰슨이 친오빠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강하게 공을 치기 시작했다는데 나도 비슷한 케이스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 같이 레슨을 받는 학생들 중 여자는 저 혼자였고 모두 남자 선수였다”며 “매일 오빠들이 나보다 수십 야드는 멀리 보내는 걸 보고 거리 욕심을 내게 됐다. 그때부터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연습만 한 것 같다”고 숨겨왔던 비밀을 공개했다.
이다연은 “주변에서 장타 비결을 많이 물어보시는 데 진짜 세게 치는 것 밖엔 없다”고 고개를 저으면서 “연습 루틴도 단순하다. 백스윙을 두 번 끊어서 올리고 내려올 땐 멈추지 않고 과감히 다운스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연은 KLPGA 투어에서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아 캐디들 사이에서 함께 하고 싶은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아쉽게 지난 2016시즌엔 투어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시드를 유지하는데 급급했고, 지난해 초엔 훈련 중 왼쪽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병가를 내고 시즌을 쉬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다연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복귀전인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에서는 몸 상태가 나빠져 기권했고, 이후 6개 대회에서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