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樂] "클럽은 바꿔도 공 바꾸기는 어렵죠" 톱랭커가 공에 민감한 이유

  • 등록 2018-12-18 오전 6:00:00

    수정 2018-12-18 오전 10:45:48

안병훈.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클럽은 바꿔도 공 바꾸기는 어려워요.”

매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비롯해 유러피언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 대회가 끝나면 우승자 이야기와 함께 어떤 클럽과 공을 사용했는지 소개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2018년 골프용품 시장의 화두는 용품 자유 계약이다. 마스터스 챔피언 패트릭 리드를 비롯해 US 오픈과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디 오픈 챔피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가 따로 용품 계약을 맺지 않고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외에도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처럼 자신의 입맛대로 맞는 골프 클럽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추세다.

반면 공에 변화를 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올해 새롭게 용품 계약을 맺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잔더 셔펠레(미국)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공을 바꾸지 않았다. 선수들은 새로운 클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공 변화에는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공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공을 바꾸는 것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얼마나 공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는 팀 대항전을 통해 알 수 있다. 2018년에는 미국과 유럽의 국가 대항전인 라이더컵과 각 나라를 대표해 2명의 선수가 출전해 우승팀을 가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월드컵 골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L 인터내셔널 크라운까지 팀 대항전이 열렸다. 팀 대항전은 크게 두 선수가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포섬, 두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플레이하는 포볼, 싱글 매치플레이로 진행된다.

각 나라와 팀을 대표해 선발된 만큼 포볼과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는 선수들이 빈틈없는 경기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포섬 경기에서는 그린 주변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하거나 아이언 샷 거리를 맞추지 못하는 등 실수 장면이 빈번히 발생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이런 실수를 하는 이유는 기존에 사용하던 공이 아닌 다른 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끝난 월드컵 골프에서 한국을 대표해 출전한 안병훈(27)과 김시우(23)는 대회 첫날 공동 선두, 셋째 날 공동 2위에 자리하며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대회 마지막 날 포섬 경기에서 부진하며 공동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안병훈은 “둘이 사용하는 공이 달라서 같은 공을 사용하는 선수들에 비해 불리했던 것 같다”며 “아이언 샷에서 거리 실수가 나오고 100m 이내, 그린 주변에서 고전했던 이유가 처음 사용하는 공에 적응하지 못해서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들도 최근 용품 계약을 하지 않고 원하는 클럽을 골라 사용하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공의 변화를 준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 선수 중 대표적인 FA 용품 계약 선수는 김민휘(26)다. 그는 프로 데뷔 초반까지만 해도 용품 계약을 따로 맺었지만 얼마 전부터 원하는 클럽을 구성해 사용하고 있다.

그는 “14개 클럽이 다 만족스러운 경우를 찾기 어렵다”며 “용품사 측에서도 퍼트를 포함해 2개 정도는 다른 클럽을 허용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클럽을 사용해 좋은 성적을 내는게 현명하다는 판단을 해 따로 용품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하는 클럽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김민휘의 성적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김민휘는 지난해 준우승 2차례를 포함해 톱10에 3번 이름을 올리며 페덱스컵 랭킹 72위에 올랐고 PGA 투어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김민휘 역시 공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드라이버는 2017~18 시즌을 치르면서 다양한 브랜드를 테스트했지만 공은 지난 몇 년간 사용하던 타이틀리스트 제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는 “드라이버를 비롯해 3번 우드 등은 쉽게 변화를 줄 수 있지만 공은 그렇지 않다”며 “공을 바꾸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럽다. 지금 사용하는 공에 믿음이 있고 적응이 된 만큼 앞으로도 공의 변화를 주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주 무대로 활약하는 황중곤(26)도 마찬가지다. 황중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클럽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공은 기존에 사용하던 모델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드라이버나 퍼터는 시즌 중간에도 변화를 주기도 한다”며 “하지만 공은 다르다. 아무리 좋은 공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바꾸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브랜드 다른 라인의 공으로도 바꾸는 것도 부담이 된다”며 “2년 전 볼 테스트를 하고 다른 라인의 공을 사용하면 거리가 늘고 아이언 샷 거리가 더 잘 맞는다고 해서 바꿨다가 적응하는데 3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공이 클럽보다 훨씬 예민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2018 시즌 웹닷컴투어 올해의 선수상과 올해의 신인 2관왕을 차지한 임성재(20)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공은 클럽에 비해 변화를 주기 힘든 부분”이라며 “드라이버는 시즌 중반에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공은 전혀 다르다. 샷을 할 때 느끼는 감과 스핀량 등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갑자기 바꾸는 건 모험에 가깝다”고 했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는 한 선수는 “볼 테스트를 해보면 같은 브랜드 다른 라인의 공이 더 잘 맞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상하게 불안한다”며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변화를 주기가 어려운데 다른 브랜드로 가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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