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맨유팬들에게 당부 "개고기송 응원가 이젠 멈춰달라"

  • 등록 2021-10-04 오전 9:47:58

    수정 2021-10-04 오전 9:57:0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박지성이 맨유 팬들에게 ‘개고기송’ 응원가를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사진=맨유 공식 홈페이지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레전드’ 박지성(40)이 일명 ‘개고기송’으로 불리는 자신의 응원가를 이제는 멈춰달라고 맨유 팬들에게 당부했다.

박지성은 4일(한국시간) 맨유 구단이 직접 제작하는 ‘UTD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개고기와 관련한) 그런 내용이 담긴 노래를 이제는 그만 불러줄 것을 부탁한다”며 “더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내용이 아니고 오히려 더 불편해지는 노래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하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맨유를 떠난 뒤 선수생활을 마친 뒤에도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맨유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개고기송’은 맨유 팬들이 박지성을 응원하고 맞수 리버풀을 조롱하기 위해 부른 응원가다.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그래도 임대 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 리버풀보다는 나아’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인,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및 리버풀 지역민들에 대한 비하 내용이 담겨있는 응원가지만 당시에는 영국 축구팬들의 거친 스타일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 이 노래가 다시 소환됐다. 지난 8월 울버햄프턴 입단이 공식 발표되고 황희찬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을때 원정 응원을 떠난 맨유 팬들이 이 노래를 부른 것. 물론 구단 레전드인 박지성과 같은 한국 국적인 황희찬을 환영하는 의도에서 나온 응원가였지만 오늘날과는 맞지 않는 내용임에 틀림없다.

박지성은 팟캐스트와 인터뷰에서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맨유로 이적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던 즈음 자신의 응원가를 처음 들었을 때는 팬들이 자신의 노래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매우 자랑스럽게 느끼기도 했다”며 “당시에도 개고기를 먹는다는 가사가 불편했지만 어린 나이였고, 영국 문화도 몰랐기 때문에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많은 부분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이어 “이제 시간이 흘렀고 세상이 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한국 선수가 맨유와 경기가 있던 날 울버햄프턴에 입단했고 맨유 팬들이 내 응원가를 불렀을때 뭔가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어쩌면 15년 전 내가 느꼈던 것처럼 그 단어에 대해 선수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고 털어놓았다.

박지성은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어쩌면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고정관념이 됐다”면서 “물론 맨유 팬들이 공격적인 의미를 전혀 담지는 않았겠지만 한국인들에 대한 인종적 모욕일 수 있기 때문에 팬들이 그런 내용을 더는 사용하지 않도록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BTS, 손흥민(토트넘), 넷플릭스 드라마, 첨단 기술 등 한국 문화를 보면 나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다양한 것들이 많다”면서 “더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내용이 아니고 오히려 더 불편하게 만드는 노래이기 때문에 (개고기와 관련한) 그런 내용이 담긴 노래를 이제는 그만 불러줄 것을 부탁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박지성은 “은퇴를 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팬들의 응원가를 들으면 여전히 그라운드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팬들이 만들어줬다는 사실에 여전히 자랑스럽다”면서도 “당시 불편함을 견디려고만 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아직도 아시아인이나 한국인으로서 그런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 세대는 내가 뛰던 당시의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르는 만큼 이제는 그 단어를 멈춰야 할 시기다”라고 강조했다.

맨유 구단도 박지성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의 말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팬들이 그의 소망들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박지성이 출연한 ‘UTD 팟캐스트’ 인터뷰 본편은 현지시간으로 4일 공개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