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으로 입사하고 싶어"…유병재, 청춘의 자화상

'병맛'? '다중이' 강균성·'로봇연기' 장수원과 다른 점은…
"휴학해 돈 번 뒤 학교 등록" 어려웠던 생활 대본·연기로
  • 등록 2015-04-28 오전 7:55:59

    수정 2015-04-28 오전 10:30:29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162cm의 작은 키에 말투는 어눌하다. ‘유세윤 옆에 남자’. 처음(2012·Mnet ‘유세윤 아트비디오)에는 이름도 불리지 않았다.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건 시도 때도 없이 ’따귀‘를 맞으면서다. tvN ’SNL코리아‘ 코너 ’극한직업‘(2014)을 통해서다. 주인공은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휴학 중인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27).

그는 성격 나쁜 연예인의 매니저 역을 맡아 ’을의 설움‘을 실감 나게 연기해 주목받았다. 축 처진 어깨에 시무룩한 표정의 ’찌질남‘ 연기가 전매특허다. 유병재는 tvN 금요드라마 ’초인시대‘에서는 인간관계가 끊긴 취업준비생으로 나와 생일날 혼자 화장실에서 점심을 먹기도 한다. 이 ‘주눅맨’이 방송가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SBS ‘런닝맨’에까지 초대받았다. 삼류같이 빈티나고 어눌한 캐릭터가 주류 방송까지 점령한 것이다.

tvN ‘SNL코리아’ 코너 ‘극한직업’ 속 유병재(사진 왼쪽)
별나기만 해서 ’대세‘가 된 게 아니다. 유병재가 ‘로봇연기’ 장수원과 ‘다중이’강균성 같은 ’병맛 캐릭터‘와 다른 점은 따로 있다. ‘삼포세대’(사회·경제적 압박으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청년층)라 불리는 취업준비생과 닮아 공감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TV 속 유병재는 자신감이 없고 무기력하다. 자신을 억누르는 이들에 때론 반발도 해 보지만 더 큰 보복을 당하기 일쑤다. 저항이 늘 소극적이라서다. 부당한 사회에 대한 저항을 포기하고 취업과 자기 생존을 위한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는 현 청춘들의 모습과 비슷하다. 김헌식 동아방송대 교수는 “유병재의 존재적 가치를 찾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은 현실 속 취업준비생들의 모습이기도 해 안쓰러움과 공감을 동시에 사는 것”이라고 봤다. ‘극한직업’과 ‘초인시대’속 ‘미생’캐릭터가 청춘들에 어필했다는 얘기다. 유병재를 발굴한 안상휘 ‘SNL코리아’ 책임프로듀서는 “유병재가 실제로 등록금을 벌기 위해 휴학하고 어렵게 학교를 다녔다”며 “이런 경험들이 대본이나 연기에 현실적으로 반영돼 취업준비생들의 공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언젠가는 한겨울에 반팔 티셔츠를 입고 와 ‘왜 반팔 입고 왔냐’고 물어보니 ‘같이 사는 형이 다른 걸 입고 나가서요’라고 얘기하더라”는 뒷얘기도 들려줬다.충남 홍성에서 스무 살이 되던 해 상경한 유병재의 자취 생활이 여유롭지는 않았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tvN 드라마 ‘초인시대’ 속 유병재.
더 나아가 유병재는 ‘삼포세대’의 탈출구가 되기도 한다. 작가로서 아픈 청춘들의 비명을 직접 세상에 내고, 때론 일탈까지 꿈꾸게 해서다. 현실 속 유병재는 기성세대의 저격수가 되기도 한다. 이는 TV속에서보다 더 적극적이다. ‘열정페이’ 문제를 꼬집는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2015.1.28)등이 대표적이다. 유병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은 ‘유병재 어록’으로 불리며 네티즌 사이 인기다. 특히 유병재가 지난해 ‘SNL코리아’ 코너 ‘인턴전쟁’에서 외친 “아프니까 청춘? 아프면 환자지”란 비명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사회적 문제에서 출발한 ‘삼포세대’의 위기와 박탈감을 청춘이 스스로 감내야 할 일로 돌려버리는 것에 대한 아우성이 주는 쾌감에서다. ‘극한직업’과 ‘초인시대’를 챙겨 본다는 3년 차 회사원 장아람 씨는 “처음에는 찌질한 줄로만 알았는데 지켜보면 말에 뼈가 있고 평소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에 지녔던 불만을 대신 표현해줘 시원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바로 이 지점은 유병재가 2014년 청춘의 얼굴로 대변되는 ‘미생’ 속 ‘장그래’(임시완 분)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살아 남는 게 더 절박하다’는 이유로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이다’라고 자책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라서다. 유병재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순응적이지만은 않다. 사회적 모순을 초능력(‘초인시대’)으로 뒤집으려는 ‘꿈’도 꾼다. 세상에 대한 불만도 없고, 자신의 처지를 바꾸는 데 관심까지 없는 ‘달관세대’와도 다른 ‘2015 청춘’을 대변하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이다.

tvN ‘SNL코리아’ 코너 ‘인턴전쟁’ 속 유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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