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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일본에게 8-10으로 패했다. 이미 경기에 앞서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이라 결과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한국 입장에선 수확이 더 컸다. 백업 멤버들을 내세우고도 정예 멤버가 나온 일본을 상대로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더욱 커졌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 컨디션을 생각해 경기를 운영했다”며 “선수들이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게끔 선수들을 나눠서 경기에 뛰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좋은 투수들이 기다리는 만큼 타자들과 합심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찌감치 결승행을 확정지으면서 한국에는 큰 이득이 생겼다. 당초 슈퍼라운드 최종전에 등판시킬 예정이었던 에이스 양현종(KIA)을 결승전에 선발투수로 투입할 수 있게 됐다.
5일을 쉬고 결승전 선발로 나서는 만큼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 양현종은 “하루 더 쉬고 나가면 회복할 시간도 있고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다”며 “결승에선 초구부터 전력투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양현종이 5회 정도까지만 버텨주면 뒷문은 필승계투조가 책임진다. 김경문 감독은 전날 일본전에 핵심 구원투수인 조상우(키움)와 차우찬(LG), 하재훈(SK), 이영하(두산) 등을 쉬게 했다. 조상우, 차우찬, 하재훈은 이번 대회에서 각각 3경기씩 나와 단 1실점도 내주지 않았다.
양현종과 함께 대표팀 선발 원투펀치인 김광현(SK)도 뒤에서 대기한다. 12일 대만전에선 3⅓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던 것이 오히려 좋은 약이 될 전망이다.
대회 기간 내내 답답했던 타선도 슈퍼라운드 막판 멕시코와 일본전을 계기로 완전히 살아났다.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7안타로 7득점을 올린데 이어 일본전에선 12안타로 8득점을 뽑았다.
23타수 10안타 타율 4할3푼5리에 2루타를 5개나 뽑은 이정후(키움)를 중심으로 김현수(LG·19타수 6안타 타율 .316), 허경민(두산·16타수 5안타 타율 .313), 김하성(키움·23타수 7안타 타율 .304) 등 주축 타자들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대회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박병호(키움)도 일본전에서 안타와 타점을 올리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린 모습이다. 결승전에선 장기인 홈런을 기대해볼만 하다.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에선 여러 번 앞서다가도 역습을 허용하곤 했었다”며 “그 기세와 파워에 말려들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한국 타선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은 우완 투수 야마구치 순(요미우리)이 결승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야마구치는 올해 센트럴리그 다승(15승), 탈삼진(188개) 1위에 올랐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다. 야마구치가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면 불펜 계투로 한국 타선을 제압한다는 계획이다.
그밖에 아사무라 히데토(라쿠텐·21타수 7안타 타율 .333)와 키쿠치 료스키(히로시마·21타수 7안타 타율 .333)도 요주의 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