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의 성과①]피해자의 아픔, 잊지 말아주세요

  • 등록 2016-03-11 오전 6:59:00

    수정 2016-03-11 오전 7:56:17

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최근 밀양집단성폭행사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무려 12년 전 벌어진 사건이지만, 제대로 처벌이 내려졌는지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tvN 금토미니시리즈 ‘시그널’(연출 김원석·극본 김은희) 때문이다. ‘시그널’은 후반부에 들어 밀양집단성폭행사건을 모티브로 한 인주사건을 다루고 있다.

‘시그널’은 이처럼 실제 사건을 화면 안으로 가져왔다. 밀양성폭행사건뿐만 아니다. 중반부에는 대도사건이 다뤄졌고, 지속적으로 오대양사건이 대사로 언급된다. 지난 사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끝나지 않는다. 안하무인 검사장 아들 한세규(이동하 분)를 통해 부유층·권력층 2세의 타락과 방종을 꼬집었다. 15년 만에 백골사체로 돌아온 재한(조진웅 분)의 뒤늦은 장례식은 부분적으로 세월호 사고를 연상시켰다. 부당한 현실에 대한 일침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며 몰입도를 높이는 장치로 작용했다.

지난 사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가운데 피해자의 아픔에 집중한다. 인주사건에서 혜승(신이준 분)이 몹쓸 짓을 당했다는 것을 짐작할 뿐, 직접적인 장면은 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탓하는 주변의 시선, 막다른 골목에 선 소녀의 절박함, 애꿎은 희생자로 만들어내는 석연치 않은 수사 과정 등 사건 이후 벌어진 불합리한 상황들을 화면에 담아냈다. 소년원으로 찾아온 혜승에게 선우(희찬 분)은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시그널’의 위로였다.

주인공인 해영(이제훈 역)부터 사건의 피해자였다. 형 선우가 누명을 쓰면서 해영의 행복한 유년 시절은 끝났다. 부모는 이혼했고, 해영은 형을 잃었다. 해영은 고통스러운 과거를 잊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진범을 밝히고자 노력한 형처럼 해영은 경찰이 돼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 사건과 관련된 자료로 빼곡한 해영의 방은 그동안 그가 겪은 외로움과 의지를 말해줬다.

이는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할 때, 범죄는 되풀이 될 수 있다”(김원석PD)는 제작진의 주제의식을 반영한다. 김은희 작가는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서 밀양성폭행사건에 대해 “실제 사건을 접하고 참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수사됐는지 궁금했고, 가해자 보다 피해자가 더 많은 아픔을 겪는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아픔을 좀 더 보여주고 싶었다. 시청자가 한 번이라도 지난 사건을 상기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사건에 대한 관심은 긍정적이지만, 제작진은 다소 조심스럽다. 김원석PD는 “지난 사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혹시라도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에게 누가 되거나 억울하게 비난을 받는 분들이 없길 바란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지만 실제 사건과 다르다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시그널’은 종영을 2회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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