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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미라(34)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다. 종합편성채널 JTBC ‘힙합의 민족2’에 래퍼로 출연 중인 그는 20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처음에는 웃기기 위한 일회성 출연인 줄 아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양미라가 무슨 랩이냐’며 비판하는 분도 많았지만 이제는 매번 발전하고 있다는 칭찬도 눈에 보인다”며 웃었다. “프로그램 초반에 ‘울보’로 불렸던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양미라는 ‘힙합의 민족2’에 2000년대 CF톱스타라는 가칭으로 블라인드 테스트에 임했다. 당시에는 프로듀서들도 혹평했다. 양미라를 선택한 것은 현재 팀을 이룬 브랜뉴의 래퍼 피타입 뿐이었다. 최약체, 가장 만만한 상대, 매회 탈락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아직 살아남았다.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억세게 운이 좋았다”고 돌이켰다.
“처음 방송에 출연하기로 했을 때는 ‘배우 특집’이라고 해서 저와 비슷한 분들이 나올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깜짝 놀랐어요. 제작진에게 ‘속았다’며 나쁜 마음을 먹기도 했죠. 하지만 이왕에 제대로 해보고 싶었고 매회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랩을 했어요. 예선전을 울면서 통과한 참가자는 저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양미라는 “힙합을 통해 내 안에 있던 묵은 감정을 털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수년간 아무것도 못하고 자괴감에 빠져 살았었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양미라는 2000년대 한 햄버거 체인의 방송광고에 출연해 독특한 애드리브로 ‘버거소녀’라는 별칭과 인기를 얻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수년을 ‘톱스타’로 살았다. 밀려드는 광고 섭외 속에 살던 그는 성형수술과 동시에 ‘악플’ 세례를 받았다.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연예인의 성형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그동안 숱한 인터뷰와 예능프로그램에서 이야기를 꺼내도 풀어지지 않던 마음 속 응어리가 ‘힙합’으로 떨어져 나갔다. 양미라는 “음악의 힘이라는 게 정말 신기했다”며 “백번 말해도 아무도 몰라줬는데 음악을 통하니 대중도 조금은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듯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 뒤에는 항상 ‘악플’이 있었는데 이제는 응원 글도 보인다. 포털사이트 댓글은 절대로 안봤는 데 이제는 들여다 볼 용기도 생겼다.
“‘힙합의 민족2’ 우승 욕심이요? 전혀 없어요. 꼴찌만 안하면 다행이겠죠.(웃음) 매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그걸로 좋아요. 양미라만의 ‘스웨그’가 있다는 말이 가장 큰 칭찬입니다. 그동안 ‘인복’이라는 말은 저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바뀌었어요. 음악, 그것도 힙합이 저를 살릴지는 정말 몰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