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에게 가장 큰 폭력"(인터뷰)

  • 등록 2017-01-04 오전 6:00:00

    수정 2017-01-04 오전 6:00:00

작곡가 김형석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작곡가 김형석이 논란이 한창인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과 관련 “문화예술인들을 블랙리스트로 통제하겠다는 것은 폭력이자 공포”라며 “유신정권에선 있을 법한 일이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한탄스럽다”고 밝혔다.

김형석은 2일 블랙리스트 관련 이데일리 스타in과 전화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앞서 그는 트위터(SNS)에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빠가 블랙리스트였다고 말해 줄 거다”며 “그게(블랙리스트) 뭐냐고 물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겨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글에 대해 김형석은 “아이가 성장한 세상도 지금 같은 억압, 폭력이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더라도 아이가 당당하게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것이다”고 밝혔다. 김형석은 그 탓에 불이익을 받은 일이 있냐는 질문에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음악작업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지만 문화예술인 중에서는 생계까지 위협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김형석과 나눈 일문일답

-본인이 블랙리스트 오른 건 언제 알았나. 어떤 심정이었나.

△몇 달 전 SNS를 통해 블랙리스트가 한 번 돌았다. 그때 처음 알았다. 그때 심경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아 그래서’란 느낌이었다.

-대선 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한 문화예술인으로 이름이 포함돼 있다.

△2012년 대선 때 선거송을 써줬다. 간간히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는데 그렇다고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유신이나 군부독재 시대에나 가능할 법한 일 아니냐.

-직접 불이익을 당했거나 들은 것이 있나.

△직접적인 불이익보다도 그런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문화예술인에게는 공포감을 주는 거다. 문화예술인들이 삶을 작품에 녹여내는 사람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유롭게 표현해야 하는데 공포감으로 통제를 하는 거다. 그것만큼 문화예술인들에게 큰 폭력은 없는 것 같다.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포란 게 눈에 보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어서 두렵다. 과거처럼 공포의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고, 더 광범위하고 더 지능적이다. 지금은 어디서 SNS를 검열하고 있지 않을까, 독청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문화예술인)가 이런 걸(작품) 해도 괜찮을까,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선 과거보다 더 무서운 것 같다.

-소신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가족이나 주위의 반응들은.

△아무래도 걱정을 많이 한다. 무슨 엄청난 의식이 있어서 그런 발언들을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갖게 된 관심이다. 연예인이나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면 ‘딴따라는 음악 연기나 하지, 왜 정치에 관여하느냐’라는 말을 한다. 연예인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정치에 관심을 둘 수 있고, 그래야 목소리를 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아이를 낳고 나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는 나보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다.

-현 시국에 대해 한 마디 해달라.

△해외에 출장가면 외국인들이 하나같이 뉴스에 나온 것처럼 한국 정치가 그러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촛불집회 얘기를 많이 한다. 1000만명이 넘게 모였는데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는 게 대단하다면서 국민의 수준이나 민주주의 의식을 높이 평가한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고 우리나라가 국정농단 사건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지만 촛불집회를 통해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확인했고,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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