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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은 2일 블랙리스트 관련 이데일리 스타in과 전화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앞서 그는 트위터(SNS)에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빠가 블랙리스트였다고 말해 줄 거다”며 “그게(블랙리스트) 뭐냐고 물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겨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글에 대해 김형석은 “아이가 성장한 세상도 지금 같은 억압, 폭력이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더라도 아이가 당당하게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것이다”고 밝혔다. 김형석은 그 탓에 불이익을 받은 일이 있냐는 질문에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음악작업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지만 문화예술인 중에서는 생계까지 위협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김형석과 나눈 일문일답
△몇 달 전 SNS를 통해 블랙리스트가 한 번 돌았다. 그때 처음 알았다. 그때 심경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아 그래서’란 느낌이었다.
-대선 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한 문화예술인으로 이름이 포함돼 있다.
△2012년 대선 때 선거송을 써줬다. 간간히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는데 그렇다고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유신이나 군부독재 시대에나 가능할 법한 일 아니냐.
-직접 불이익을 당했거나 들은 것이 있나.
△직접적인 불이익보다도 그런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문화예술인에게는 공포감을 주는 거다. 문화예술인들이 삶을 작품에 녹여내는 사람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유롭게 표현해야 하는데 공포감으로 통제를 하는 거다. 그것만큼 문화예술인들에게 큰 폭력은 없는 것 같다.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포란 게 눈에 보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어서 두렵다. 과거처럼 공포의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고, 더 광범위하고 더 지능적이다. 지금은 어디서 SNS를 검열하고 있지 않을까, 독청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문화예술인)가 이런 걸(작품) 해도 괜찮을까,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선 과거보다 더 무서운 것 같다.
-소신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가족이나 주위의 반응들은.
△아무래도 걱정을 많이 한다. 무슨 엄청난 의식이 있어서 그런 발언들을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갖게 된 관심이다. 연예인이나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 정치적 발언을 하면 ‘딴따라는 음악 연기나 하지, 왜 정치에 관여하느냐’라는 말을 한다. 연예인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정치에 관심을 둘 수 있고, 그래야 목소리를 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아이를 낳고 나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는 나보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다.
△해외에 출장가면 외국인들이 하나같이 뉴스에 나온 것처럼 한국 정치가 그러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촛불집회 얘기를 많이 한다. 1000만명이 넘게 모였는데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는 게 대단하다면서 국민의 수준이나 민주주의 의식을 높이 평가한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고 우리나라가 국정농단 사건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지만 촛불집회를 통해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확인했고,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