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는 배고프다' 이젠 옛말…음악의 상업적 코드 급부상

  • 등록 2017-02-03 오전 6:00:00

    수정 2017-02-03 오전 9:54:56

볼빨간사춘기와 악동뮤지션, 신현희와김루트(위부터)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인디’가 대중음악계의 상업적 코드로 급부상했다. 인디를 장르로 앞세우거나 인디풍의 음악을 선보이는 가수들이 상업적으로 잇단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여성 듀오 볼빨간사춘기, 혼성밴드 신현희와김루트,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인디’는 ‘인디펜던트(Independent:독립적인)’의 의미다. 인디음악은 음반의 제작부터 많게는 유통, 홍보까지 직접 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일컫는다. 인디 뮤지션들은 대형 음반기획사(레이블)의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대중성을 좇는 대신 자신의 개성을 살린 음악을 한다. 실험적인 음악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 뮤지션들도 많았다.

대중의 취향이나 시류에 따르지 않다보니 인디 뮤지션들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사례는 드물었다. 많은 대중의 호응을 얻기보다 특정 마니아 층의 공감을 샀다. ‘인디 뮤지션은 배고프다’는 말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 ‘인디’ 유행의 주류로 정착

현재 대중음악 시장은 유행과 다른 길을 걸었던 인디 뮤지션들의 음악이 유행의 주류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EDM을 비롯한 화려하고 현란한 음악들이 주류를 이뤄온 시장에서 언뜻 단조롭게까지 느껴지는 심플하면서도 가벼운 음악이 볼빨간사춘기, 악동뮤지션, 신현희와김루트의 공통점이다. 이들이 선보이는 인디풍의 음악이 음악시장에서 대중성과 상업성을 담보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인디 뮤지션들은 각자 자신만의 화법을 구사하는데 볼빨간사춘기와 악동뮤지션, 신현희와김루트 등은 그런 화법으로 충분한 팬덤을 구축했다”며 “유행에 따라 도식화된 기존의 음악과 결부되기를 거부할 정도로 뚜렷한 각자의 개성이 강력한 무기가 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볼빨간사춘기와 악동뮤지션은 신곡을 발매할 때마다 차트 정상에 오르는 게 이제는 일상적인 일이 돼 버렸다. 그 만큼 팬덤이 확고하다. 신현희와김루트도 매번 신곡이 차트에서 롱런을 한다. 이재원 한양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는 “대중음악 시장의 상품들이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으로 나눠졌다”며 “인디 풍의 음악이 호응을 얻는다는 것은 아이돌 그룹 스타일의 보는 음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거나 식상해진 소비자들에게 듣는 음악으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악동뮤지션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고 신현희와김루트가 소속된 문화인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로 편입됐다. 볼빨간사춘기는 신곡의 잇단 흥행으로 지난해 음원으로만 억대의 수입을 받아갔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을 굳이 ‘인디 뮤지션’으로 분류하는 것에 일각에서는 의문부호를 달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이들이 추구해온 음악은 기존의 유행과 다르다는 것이다. 기획사가 이들을 제작한다기 보다는 이들 스스로 개성이 뚜렷한 음악을 만들어 내놓고 기획사는 이들이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역할을 한정하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일상 대화처럼 친근한 가사 ‘공감’

이들 음악의 매력 요소로 신선한 느낌의 리듬과 함께 톡톡 튀는 가사가 꼽힌다. 볼빨간사춘기의 ‘좋다고 말해’를 예로 들면 ‘안녕, 오늘도 같은 자리 버스 창가에 기대앉은 네게 인사를 해, 하이(Hi). 역시 넌 받아 주지를 않네. 인기 많고 잘생긴 넌 내게만 그렇게 쌀쌀하게 굴더라’라는 가사는 단어 하나하나가 많은 고민 끝에 결정된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툭툭 던지는 것들을 나열한 듯하다. 강태규 평론가는 “이문세 팬들에게 노래 가사가 한권의 시집처럼 다가왔다면 볼빨간사춘기 팬들에게 노래 가사는 SNS와 스마트폰 메신저에서 주고 받는 글들의 느낌일 것”이라며 “요즘 10~20대가 쉽게 공감하고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언어의 형식미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가사가 다른 형태였다면 이들의 음악이 주목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오히려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은 게 이들에게는 승부수가 됐다.

이재원 교수는 “이 뮤지션들이 스스로 ‘인디’라는 것을 의식하고 음악을 만들었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신선함을 추구하면서 기존과 다른 음악을 만들겠다는 열망이 현재의 결과를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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