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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림(29)은 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10년 동안 활동하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뒤로하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희망이 컸다. 지난해 7월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사만사 타바사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해 큰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신인’이 돼 시작한 투어 활동은 생각과 달랐다. 3월 오키나와에서 열린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오픈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치며 고전했다. 첫날 순위는 67위였고, 컷 통과가 가물가물했다. 당시 김해림은 “생각보다 긴장도 많이 했고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초청을 받아 출전한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손해 볼 게 없었는데, 막상 1년 동안 활동을 해야 하는 시즌의 개막전이라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런 부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후 8차례 출전한 대회에서 두 번 ‘톱10’에 들어 조금씩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세 차례나 컷 탈락하는 등 적응의 걸림돌이 됐다.
김해림은 5월이 되자 3개월 동안 짧은 일본 활동을 잠시 접고 귀국했다. 한 달 동안은 KLPGA 투어 4개 대회를 뛸 예정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일본에서 말썽을 부렸던 스윙을 점검했다. 오랜 만에 스윙코치를 만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함께 살펴봤다.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두 가지 잘못된 점이 발견됐다. 느려진 스윙 템포와 짧은 퍼트였다. 모두 위축되고 소극적인 경기로 인한 문제였다. 김해림을 지도하는 지유진 스윙코치는 “드라이브샷은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템포가 느려져 있었고, 퍼트는 대부분 짧아 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감을 잃으면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경기하지 못하고 코스에 맞춰 경기하다 보니 나온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10일 경기도 용인 수원컨트리클럽에서 만난 김해림은 “한국에 오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그 덕분인지 모든 게 잘 풀렸다”며 활짝 웃었다. 김해림은 11일부터 수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그리고 E1채리티오픈까지 출전한 뒤 일본으로 떠날 계획이다. 김해림은 “여유를 찾았고 문제도 해결했으니 일본으로 돌아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