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OST·연기 맛집...시청률·화제성 모두 거둔 '이태원 클라쓰'[종영]①

원작자가 대본까지...웹툰 팬·시청자 모두 잡았다
청춘 울린 박새로이의 명대사, 단밤 식구들의 성장기
OST까지 역주행...음원차트 올킬
  • 등록 2020-03-22 오전 9:55:51

    수정 2020-03-22 오전 9:55:5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제 삶의 주체가 저인 게 당연한, 소신에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 마. 내 인생 이제 시작이고 난 원하는 거 다 이루면서 살거야.”

(사진=쇼박스)
흙수저 청년의 복수극과 성장기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제대로 물 들인 채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말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극본 조광진, 연출 김성윤)가 지난 21일 16부작을 끝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태원 클라쓰’는 누적 구독자 수 1300만명에 달하는 인기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웹툰의 인기에 기대와 함께 실망을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안고 시작했지만 ‘웹툰만큼 웰메이드 드라마’, ‘웹툰을 찢고 나온 드라마’란 찬사와 함께 원작 팬과 새로운 시청자를 모두 사로잡았다.

5%대로 시작한 시청률이 3배 가까운 14.8%까지 고공행진하는가 하면,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 분)의 밤톨 헤어스타일이 유행하고, OST까지 음원 차트 상위권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태원 클라쓰’의 종영을 기념해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남긴 것, 화제성과 높은 시청률을 얻을 수 있던 비결들을 다시 한 번 되짚어봤다.

원작자가 대본까지...대사, 내용 다 살린 ‘싱크로율’

웹툰 원작이 연재 중 누적 조회수 2억뷰를 돌파하고 평점이 만점에 가까운 9.7점을 기록할 정도로 독자들에게 사랑 받은 만큼 ‘이태원 클라쓰’는 제작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1회 시청률은 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에서 시작했지만 몰입감 높은 전개에 단 두 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했고, 최근 14.8%의 시청률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CJENM과 닐슨코리아가 SNS 언급, 검색자 수, 동영상 조회수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콘텐츠 영향력지수(CPI)에서도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원작의 인기가 높을수록 ‘싱크로율’이란 수식어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특히 웹툰은 대사, 내용은 물론 인물의 이미지, 장면까지 명확한 참고 기준이 있기에 배우 캐스팅부터 연출까지 시청자들의 판단이 냉정한 편이다.

이 드라마가 원작 팬들의 냉정한 시선을 뚫고 승승장구 할 수 있던 비결은 원작을 집필한 조광진 작가가 드라마 집필까지 맡아 중심축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원작 팬들을 사로잡은 주요 대사 어록과 핵심 장면들을 거스르지 않고 드라마에 구현할 수 있었다.

배우들과 웹툰 등장인물 간 높은 싱크로율 등 캐스팅도 한 몫했다. 닮은꼴 생김새는 물론 헤어스타일, 패션스타일까지 그대로 재현한 주인공 박서준과 조이서 역의 김다미, 장근원 역의 안보현 등이 몰입도를 높였다.

(사진=‘이태원 클라쓰’ 스틸컷)
청춘들 가슴 울린 박새로이 명대사

‘이태원 클라쓰’의 서사 구조는 사실 단순하고 선악구도도 명확한 편이다. 이야기의 큰 틀은 가진 것 없는 흙수저 청년 박새로이가 요식업계 프랜차이즈인 장가와의 악연을 겪고 이들을 복수하려 꿈을 펼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이다. 전형적인 다윗과 골리앗의 구도에 가진 것 없는 인물이 장가에 맞설 큰 손이 된다는 비현실적 전개이지만 젊은 세대와 중년층 모두를 사로잡았다.

우선 사람, 리더로서 주인공 박새로이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정감 넘치는 태도와 묵직한 신념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사람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려는 우직함, 어떤 상황에도 타협하지 않고 묵직히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뚝심은 어찌 보면 미련해보일 수 있지만 믿음 사라져버린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에서 보기 힘든 삶의 태도다.

거기에 중졸 전과자인 박새로이부터 소시오패스, 트랜스젠더, 조폭 출신 전과자, 혼혈인, 고아 등 그의 주변을 둘러싼 채 힘이 돼주는 중심 인물들은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가진 게 없는 인물들이 똘똘 뭉쳐 신념과 의리로 ‘장가’로 대표되는 사회 권력층, 편견에 반격하는 과정들이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한 누리꾼은 “피 토하는 사회에서 박새로이 같은 인물을 드라마에서 보는 것만으로 일종의 위로를 받는 기분”이라고도 표현했다.

인물의 주된 서사들을 살린 연출과 웹툰에서 그대로 옮겨온 주옥같은 명대사도 한 몫했다.

스스로 전과자라는 낙인을 찍고 인생을 포기한 최승권(류경수 분)에게 박새로이가 “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 마”라고 말하는 대사와 “제 삶의 주체가 저인 게 당연한, 소신에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하는 대목은 웹툰 속 대사를 그대로 구현했고, 청춘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웹툰에서 간소화됐던 주변 인물들의 서사가 드라마에서 보다 풍성해졌다는 점, 박새로이와 조이서(김다미 분)의 러브라인 서사 등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볼거리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있다. 앞서 조광진 작가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웹툰에서 주인공과 스토리 전개에 힘써 상대적으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주변 인물들의 서사를 드라마 대본에서 보강해내려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초반 서사에 지나치게 공을 들이고, 원작에서 7년이었던 시간 변화를 4년으로 줄이면서 단밤이 100억 투자를 받고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박새로이의 본격적 복수, 조이서와의 러브라인에 개연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따른다.

음원차트 싹쓸이 ‘OST 맛집’

드라마의 인기 못지 않게 인물의 상황들을 대변한 OST들도 화제를 모았다.

극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와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증폭하는 완성도 높은 곡들로 ‘OST 맛집’으로 등극하며 음원차트 순위권을 장악했다.

특히 싱어송라이터 가호(Gaho)가 부른 첫번째 메인 OST인 ‘시작’은 힙한 반란을 꿈꾸는 박새로이와 단밤 식구들의 도전과 성장의 분위기를 노래에 그대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이끌었다. 이 노래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더니 최근 역주행해서 멜론 등 각종 음원 음원사이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박서준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참여한 12번째 OST ‘Sweet Night’ 역시 공개와 동시에 국내 음원사이트 1위에 올랐다. 이 뿐 아니라 미국 등 전세계 70여개국 지역 아이튠즈에서도 1위를 휩쓸었다. ‘Sweet Night’의 뮤직비디오는 21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가 1754만뷰에 달한다. 여기에 하현우의 ‘돌덩이’, 김필의 ‘그때 그 아인’, 윤미래의 ‘Say’ 등 다른 OST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한편 ‘이태원 클라쓰’의 후속으로는 김희애와 박해준 주연의 ‘부부의 세계’가 방송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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