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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후아유’의 주인공 한이안으로서 은비·은별(김소현 분)과 멜로라인을 펼쳤으나 연기가 여물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태광 역을 맡은 육성재가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기도 했다. 주인공으로서 속이 쓰릴 법했다. 남주혁은 “쓴소리는 달게 받아들였다”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후아유’가 끝난 후 남주혁이 서울 중구 소공로의 이데일리 편집국을 찾았다. 프로필 키가 187cm인데 실제로 보니 더 커 보인다. 넓은 어깨와 길쭉한 팔과 다리 덕이다. 모델 출신 배우의 특징이라면 큰 키와 바른 자세다. 남주혁은 여기에 작은 얼굴까지 더했다.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김소현과 호흡할 때 힘들었을 법하다. 일부러 구부정한 자세를 할 수도 없었다. 감독 역시 ‘자연스러운 호흡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남주혁은 “카메라 감독님들이 고생했다”고 답했다.
“‘후아유’ 시청률이 아주 높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화제성은 있었던 듯해요. 아무래도 10대 시청자가 많을 텐데 밤 10시는 TV를 보기 힘들잖아요. 하지만 체감 시청률은 높았어요. 인터넷 다시보기 등으로 많이 봐주신 것 같아요. SNS 반응도 뜨거웠죠. 더 좋았던 것은 어머님들의 관심이에요. 바른 청년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드릴 수 있었어요. 이러나 나중에 실망하시면 어쩌나 걱정될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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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지적한 연기력 논란에 대해 남주혁도 알고 있다. 그는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젊음이다”라며 20대의 패기로 극복하겠다고 했다. 같은 소속사이자 모델 출신 배우 차승원이 좋은 롤모델이다. 자주 만나기 어렵지만 마주칠 때마다 이런저런 조언을 얻는단다.
당분간 모델보다 배우 활동이 우선될 듯하다. ‘후아유’가 끝난 후 작품섭외가 물밀듯 들어오는 눈치다. 모델 활동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런웨이는 익숙한 곳이고 오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도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다 놓치기는 싫다”는 그는 연기 활동에 우선 중점을 둘 예정이다.
‘후아유’는 끝났다. 남주혁은 “이제는 나를 재정비하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드라마 전편을 돌려보며 부족한 점을 곱씹어보는 중이다. “자신을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농구선수를 할 때는 링만 보였어요. 그 안에 농구공을 넣기 위해 필사적이었죠. 지금은 연기가 ‘링’인 듯해요. 연기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뿐이죠. ‘후아유’로 골인에 성공했느냐고요? 글쎄요. 농구하면서 배운 게 있어요. 한 번의 ‘골인’을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슛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연기도 같다고 생각해요. 다음 작품을 위해 저를 갈고 닦아야 할 시간이 왔어요. 다음 작품에는 좀 더 멋진 슛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