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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재원은 요즘 근황을 이 같이 전했다. 그 만큼 최근 종방한 MBC 사극 ‘화정’에서 연기한 인조 역에 깊게 빠져 있었다. 20대 능양군부터 왕이 되고 54세에 죽음을 맞기까지 나이와 지위에 따른 목소리의 변화까지 연기에 반영하려 했다. 청년의 기백과 활력, 인생의 깨달음, 내려놓음, 그 과정에서의 변화에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위해 조금씩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살인미소’라는 별칭의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 이미지는 지금 김재원에게서 지워져 있었다.
“제 연기의 장점을 생각해보니 목소리더라고요. MBC 데일리 시사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소재를 다룬 게 도움이 됐어요. 인조라는 왕의 목소리는 어떨지 생각하면서 2~3개월 동안 톤을 만들었죠.”
광해군을 몰아내는 반정을 주도해 임금이 됐지만 청나라에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을 당하고 백성의 존경을 받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인조다. 김재원은 “다른 각도로 인조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재원은 병자호란 당시의 피란과 삼전도 굴욕 등 장면에 대해 “한 단체에 잘못이 있다면 단체의 장이 나서서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본다. 인조도 나라의 아버지로서 뭔가 정리가 될 수 있다면 치욕스럽더라도 무조건 하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극중 아들인 소현세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소현세자를 인조가 죽였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설일 뿐 정확한 팩트는 아니다. 내가 인조라는 인물에 들어가서 소현세자를 봤을 때 세자를 사랑했던 만큼 죽음의 순간까지 내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생각을 작가가 캐치했는지 그렇게 연기하지 못하도록 대본을 써서 보냈다”고 웃었다.
“아이가 생기니까 시야가 트인 것 같아요. 폭이 넓어졌죠. 책임감이 커지고 무거워진 느낌도 있고요. 그런 것들을 연기에 녹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모든 경험은 연기에 다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