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계약’ 김진민PD “드라마, 주 1회 방영됐으면”(인터뷰①)

  • 등록 2016-04-22 오전 7:00:00

    수정 2016-04-22 오전 8:22:08

김진민PD(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액션!”

김진민PD의 굵은 목소리가 공원을 채웠다. 서울 모처에 위치한 공원에서는 MBC 주말미니시리즈 ‘결혼계약’ 막바지 촬영이 한창이었다. 때마침 점심시간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현장을 지켜봤다.

김PD는 한 손에 대본을 쥔 채 스태프 사이를 바삐 오갔다. 배우의 옷매무새를 직접 매만져 주기도 했다. 해당 장면 촬영이 끝나자 배우 신린아(은성 역)가 그네로 곧장 달려갔다. 엄마가 밀어주는 그네를 즐겁게 타는 신린아를 이서진이 귀엽다는 듯 바라봤다. 제작진은 따로 모여 남은 장면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짧은 점심시간을 틈타 김PD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결혼계약’은 돈이 필요한 여자 혜수(유이 분)와 장기이식자를 찾는 남자 지훈(이서진 분)이 서로 필요에 의해 결혼을 한 뒤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통속적인 소재이지만 배우들의 호연, 세련된 연출, 정교한 대본에 힘입어 호평 받고 있다. 종영을 2회 앞두고 전개가 흔들릴 법도 하지만, 매회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김PD는 “무조건 작가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용두사미과 화룡점정으로 나뉘는데, 정 작가는 화룡점정”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면마다 소요되는 촬영 시간이 길지 않다.

△배우들 덕분이다. 원래 여러 번 찍는 걸 싫어한다. 집중한 상태에서 처음에 나오는 에너지가 가장 좋다. 리허설을 충분히 하면 된다. 원래 음식도 갓 만들어 따끈따끈할 때 먹어야 맛있지 않나. 2~3번 반복하면 기술적으로 좋아지더라도, 연기는 그렇지 않다. 신인이면 찍을수록 좋지만, 이서진과 유이는 베테랑이다.

―약속대로 대본을 주는 정유경 작가의 힘도 있을 것 같다. 정 작가와의 호흡은 어떤가.

△다 내 복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굉장히 잘 아시는 분이다. 문화 콘텐츠로서 드라마의 역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정하연 선생님이 한 말씀이 있다. 드라마가 시청률만 쫓아가면 언젠가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외면한다는 이야기였다. 드라마도 오락으로 소비되지만, 드라마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감동 내지는 카타르시스다. 요즘 드라마가 그걸 많이 놓치고 있다. ‘결혼계약’은 모처럼 그런 걸 담을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대본이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다. 정유경 작가님에게 105점을 드리고 싶다.(웃음) 안 좋은 글에서는 좋은 연출이 나올 수 없다. 글과 연출은 비례한다.

―본인은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찍는 PD로 유명하다.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1주일에 1편씩 방영되면 좋겠다. 배우나 스태프들에게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주고 싶다. 일주일에 2편씩 내보내야 하는데, 스스로 그런 한계에 적응한거다. 환경에 최적화된 것이지, 빨리 찍는 데 찬성하지는 않는다. 배우들도 평소보다 빨리 찍으니까 지칠 수 있는데, 몰고 가고 있다.

―매주 휴일을 보장해준다고 들었다.

△휴식 없이 촬영한다고 해보자. 그렇게 해서 시청률이 잘 나오면 그런 환경에 적응할 거다. 그렇게 되면 만드는 사람이 즐거울 수 없다. 만드는 사람이 즐겁지 않다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가장 중요한 게 잠이고, 잠은 자면서 해야 한다. ‘결혼계약’에는 또 애기(신린아)가 있다. 애기까지 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어디선가 사고가 나게 되어 있다. 물론 1등 공신은 정 작가다. 대본 마감을 잘 지켜주었다.

―신린아는 항상 일찍 귀가하고 있나.

△오후 10시면 잠드는 친구고, 그 전에 보통 끝난다. 딱 한 번 새벽 1시쯤 보낸 적 있다. 잠깐 자다가 촬영을 하고 보낸 거였는데, 너무 미안했다. 그 뒤로는 단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인터뷰②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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