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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골프 선수들에게 군대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군 복무를 마친 몇몇 선수들은 “가기 전에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지만 다녀온 뒤로 생각이 바뀌었다”며 “군대에서 보낸 시간은 골프 인생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대를 앞둔 선수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상당하다. 최근 군 복무 기간이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1달에서 2달 정도의 공백이 아닌 18개월의 공백은 선수들에게 있어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2018 시즌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마치고는 변진재(29)가 병역 의무를 위해 군가를 냈다. 변진재는 오는 20일 군에 입대한다. 변진재는 5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성실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계획이다”며 “2년 뒤에는 더 강해져 KPGA 코리안투어로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2011년부터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변진재는 아직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지만 매 대회 선수들이 뽑는 우승 후보에 자주 이름을 올릴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 2018 시즌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올해 초 지난해 교통사고 후유증 탓에 부진했지만, 하반기 첫 대회로 치러진 동아회원권그룹 부산 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시즌 중반 이후부터 살아난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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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과 김학형은 “군대에서 골프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현은 “골프를 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을 입대 첫날 깨달았다”며 “다시 시합에 나간다는 생각만 해도 몸이 떨릴 정도다”고 활짝 웃었다. 김학형은 “불침번이나 당직 근무를 설 때마다 골프가 생각났다”며 “전역 후 연습장에서 살고 있는데 너무 행복하다. 빨리 2019 시즌이 시작되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현재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군대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했다”며 “다른 것은 몰라도 체력만큼은 입대 전보다 좋아졌다. 샷과 경기 감각만 회복한다면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대현과 김학형은 2019년 세운 목표도 공개했다. 김대현은 “군 전역 후 맞는 첫 시즌인 만큼 크게 욕심부리지 않을 생각이다”며 “1차 목표는 투어 카드를 유지하면서 자신감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2020년에는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김학형은 “내년 성적은 경기 감을 언제 찾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매 대회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KPGA 코리안투어 한 관계자는 “2019년에 김대현을 비롯해 김학형, 조민근 등 몇몇 선수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며 “최근 몇 년간 군대에서 전역한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다음 시즌 투어에 복귀하는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