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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매표소 앞에 팬들이 자리했다. 이미 온라인 예매분 3300장은 하루 전에 매진됐다. 하지만 취소 표나 현장에서 판매하는 입석표를 구하기 위해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팬들이 일찌감치 팔마체육관을 찾았다.
김연경에 대한 엄청난 관심은 지난 13일 첫 경기에서 미리 확인됐다.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이 맞붙은 개막전에서 온라인 예매분 3300장이 일찌감치 모두 팔린 것은 물론 현장 판매로 입석 495장이 더 팔렸다. 최종 관중은 3795명으로 입장 정원 3500명을 훌쩍 넘겼다.
‘김연경 효과’는 단지 흥국생명 경기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이번 KOVO컵 여자부는 흥행 대박이다. 지난 14일 현대건설-KGC인삼공사 경기에 2249명 관중이 입장했고 페퍼저축은행-한국도로공사 경기도 1229명이 경기를 직관했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은 자칫 큰 의미가 없을 뻔 했던 경기를 챔피언결정전급 명승부로 바꿔놓았다. 사실 이날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이미 4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두 팀 선수들은 마치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것처럼 몸을 아끼지 않았고 풀세트 명승부를 펼쳤다. 특히 흥국생명은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로 출전 가능선수가 8명에 불과한 상황이었지만 스타팅 멤버가 풀타임을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가 끝난 뒤 체육관을 가득 메운 배구팬들은 양 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교체 선수가 없는데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니까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며 “다치지 않고 잘 마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많은 팬이 경기장에 와 주셨는데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는 게 프로 선수 의무다”며 “두 팀 모두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한 경기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오는 19일 KOVO컵 4강전을 치른다. 만약 4강전에서 승리하면 20일 결승전을 치른다. ‘김연경 효과’로 순천이 들썩이는 순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