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대결 설정… 긴장감 반감된 '히든싱어3' 태연 편

20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3’ 태연 편(사진=JTBC)

[이데일리 연예팀]잘 차린 밥상에 ‘초’를 친 건 미션곡이었다. 20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3’ 태연 편. 얼굴을 숨긴 뒤 원조가수와 모창자의 노래로만 ‘진짜 가수’를 찾는 방송의 긴장감을 깬 건 제작진이었다.

태연과 네 명의 일반인 ‘태연 모창자’들이 대결을 벌인 2라운드. 제작진은 미션곡으로 ‘지’(Gee)를 선택했다. ‘지’는 태연이 아닌 소녀시대 9명이 부른 단체곡.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치자. ‘지’는 태연이 소녀시대로 활동하며 가장 큰 인기를 누린 노래다. 가수의 활동을 히트곡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것도 방송의 콘셉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소녀시대 단체 곡을 선정한 걸 문제를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문제는 노래 배당 파트다. 태연은 이날 ‘지’에서 자신의 파트가 아닌 다른 멤버(티파니)의 파트를 불렀다. 어색하고 낯설 수밖에 없다. 태연이 공식 무대에서 자신의 파트가 아닌 다른 멤버의 파트를 부른 일도 드물 뿐더러, 이를 본 일반인은 더욱 ‘하늘의 별 찾기’일 수 밖에 없다. 결국 태연은 31명에게 ‘태연 같지 않은 도전자’로 지목 받아 떨어졌다.

조기 탈락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앞서 신승훈과 조성모도 그랬듯 ‘진짜 가수’가 떨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제작진 선곡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진짜 가수’가 모창자들과 대결을 벌여 그런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연 편은 다르다. 9명이 부른 단체곡의 파트까지 바꿔가며 대결 상황을 꾸려 ‘진짜가수’를 사각에 몬 건 ‘무리수’다. 낯선 설정에 일반인 방청객의 선택도 제대로 나올 리가 없다. 탈락한 태연도 “솔로곡도 아니고 다른 파트를 불러 낯설었다”고 했다. ‘히든싱어’는 일반인이 숱하게 듣던 친숙한 노래가 미션곡으로 선택돼야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산다. 그런데 이를 제작진이 파트까지 바꿔 감동에 ‘초’를 친 셈이다. 제작진의 선곡에 대한 배려 부족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방송이 끝난 후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제작진의 미션곡 운영 방식에 아쉬움을 비판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 9명이어서 부르는 단체곡으로 심사하는 건 솔직히 아니지 않나’(projecXXX) ‘많은 히트 솔로곡이 있음에도 2, 3단계에 태연의 솔로곡이 아닌 단체곡을 넣고 태연을 찾으라고 한 ’히든싱어‘, 음모론의 대상이 되겠다’(einxXXX) ‘태연 히든싱어, 선곡 ’병맛‘이네’(wnghd1XXX) 등이다. 뛰어난 모창자들의 실력으로 흥미진진할 수 있었던 방송의 긴장감에 발목을 잡은 건 출연자, 방청객도 아닌 제작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