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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 미니시리즈 ‘태양의 후예’가 시청률 38.8%(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 이를 통해 드라마 사전 제작은 리스크 대신 가능성을 확인했고 중국 시장 진출은 필수가 됐다. 흥행 공식은 바뀌었고 K콘텐츠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흥행 필수 공식된 사전제작
‘태양의 후예’의 흥행으로 사전제작은 드라마 업계의 필수 고려사항이 됐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100% 사전제작을 통해 높아진 시청자의 시선에 맞는 완성도를 갖춘다. CG기술의 발달 등으로 사후 PPL이 가능해진 것도 문턱을 낮췄다. 한 유명드라마 제작사의 관계자는 “‘태양의 후예’의 대성공으로 사전제작에 대한 업계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라며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나 리스크가 강조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무한한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입 가능성이 희박한 듯했던 사전제작이 자리 잡은 건 외부의 요인이다. 드라마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이 외국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진입 문턱을 높이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이었다. 한국 드라마는 중국에서 TV가 아닌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데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서는 동시 방영이 필수고 이를 위해서는 중국 당국에 사전 검열을 받아야 한다.
◇드라마 차이니즘 가속화
한국 콘텐츠 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일본 한류가 시들해지면서 중국은 유일하면서도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일본이 콘텐츠 수입에 그쳤다면 중국은 한국 콘텐츠 제작업계에 직접 진출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를 제작한 NEW는 중국 화책미디어로부터 500여 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김윤석, 주원 등이 소속된 심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가 중국의 화이브라더스로 바뀌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중국 자본의 K-콘텐츠 진입은 액수를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의 한류 바람이 거세지는 만큼 국내 시장으로의 역진입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제작되는 드라마는 국내 시청자 뿐만 아니라 중국의 눈치도 살피게 됐다”라며 “한중 공동제작도 늘고 있는 만큼 특색을 강조한 작품보다는 범용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