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 이재규 감독 "드라마와 영화의 허브 되겠다"

  • 등록 2018-11-03 오전 6:00:00

    수정 2018-11-03 오전 6:00:00

이재규 감독.(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이 감독, 또다시 대박을 냈다. 2014년 ‘역린’에 이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 ‘완벽한 타인’. 그간 준비했던 몇몇 시나리오를 잠시 접고, ‘완벽한 타인’을 먼저 선보인 선택은 탁월했다. ‘완벽한 타인’은 2일 오전 누적관객 수 49만1,29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했다. 순 제작비 35억 원과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려면 극장 관객 기준으로 약 180만 명을 불러들이면 된다. 영화의 만듦새와 흥행 추이를 보면 어렵지 않은 목표다.

“제작자가 이탈리아 원작을 보고 리메이크 제안을 해 수락했어요. 당시 난 ‘1박2일’ 유호진 PD가 쓴 소설 ‘플레이어’를 영화로 2년 가까이 준비하던 때라 고민을 하던 차였죠.”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했다. 강원도의 한 도시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네 친구가 부부 동반 모임에서 전화, 문자, 이메일 등 휴대폰에 담긴 비밀을 공개하는 게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서로 감출 비밀 하나 없다는 40년 지기 친구가 게임이 진행되면서 하나씩 비밀을 드러내는 과정을 블랙유머로 엮어냈다.

“극 중 석호(조진웅 분)의 롤모델이 된 의사가 한 명이 있어요. 제 군대 동기였죠. 그 역시 강원도 속초 중앙시장 고무 다라 2개 놓고 나물 팔면서 공부를 했다고 해요. 제 주위의 인물 에피소드와 경험치를 차용해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이재규 감독은 알려진 대로 드라마 ‘다모’ ‘베터멘 바이러스’ ‘더 킹 투하츠’ 등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 PD였다. 그런 그가 영화계로 눈을 돌려 처음 내놓은 작품이 2014년 ‘역린’이었다. ‘역린’은 당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대규모 투자로 한껏 기대치가 높았던 작품이었다. 흥행성에 실패하지는 않았으나 작품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역린’ 촬영 이후 후반 작업을 하는데 5주 정도 걸렸어요. 110억 원 규모의 영화인데, 조금 촉박했던 거 같아요. 드라마 PD는 막방까지 온전히 에너지를 쏟아내고 탈진하는데, 영화 연출자는 촬영 이후에도 후반작업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있어요. 리듬을 놓쳤다고나 할까요? 이번에 몇몇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힘을 쏟았어요.”

영화 ‘완벽한 타인’
‘완벽한 타인’은 개봉에 앞서 이미 흥행 조짐이 감지됐다. 시사회를 거치면서 툭툭 튀어나오는 배우들의 애드리브와 난처한 상황에서 불거지는 블랙유머에 관객의 폭소와 박수가 이어졌다. 남성적 이미지인 조진웅이 부드러운 성격으로, 낙천적 스타일인 유해진이 깐깐한 보수적 캐릭터로 그려졌다. 여기에 스마트한 이서진은 저돌적인 바람둥이 역할로 출연한다. 배우의 이미지와 영화 캐릭터에서 벌어지는 간극이 또 다른 재미를 줬다. 그 덕분에 극장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영화가 오랜만이라는 호평도 이어졌다.

“배우를 캐스팅할 때 어떤 배우는 배역을 열어놓고 골라달라고 하기도 했어요. 시나리오 전개상 배우들을 믿고 갈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 많았거든요. 시나리오 리딩을 연극처럼 3일 정도 했어요. 40년지기 친구라면 언제 어디서 말이 툭툭 튀어나올 수 있잖아요. 한 자리에서 카메라 앞에 선 7명의 배우가 애드리브를 하면 대사가 꼬이고 물릴 수도 있지만 편하게 해달라고 주문했어요.”

‘완벽한 타인’은 개봉과 함께 영화 관객 외에 영화 관계자들에게 또 다른 자극제가 됐다. 지난 추석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가 1~2주 동안 연이어 개봉돼 저마다 흥행성이나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완벽한 타인’은 30억원 대 중저예산 영화임에도 휴대폰으로 벌어지는 블랙유머라는 색다른 콘셉트와 물 흐르듯 흘러가는 배우의 연기를 담아낸 연출력으로도 흥행성과 작품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방증을 보였다. 할리우드 ‘서치’ 이후 IT에 익숙한 관객의 정서와 잘 맞물린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성공으로 평가받을만하다.

“앞으로 드라마와 영화의 허브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를 잘하는 연출자를 영화계에서 활약하도록 돕거나, 또 그 반대의 흐름에도 도움을 주고 싶어요. 무엇보다 연출자로 계속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게 좋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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