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24일 첫 공개된 후 매주 월, 화, 수 오픈되고 있는 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 X’은 분노조절 0%의 미친X 노휘오와 분노유발 100%의 미친X 이민경, ‘이 구역의 미친 X’를 다투는 두 남녀가 펼쳐내는 과호흡 유발 코믹 로맨스다.
이 드라마의 소개만 보면 ‘이 구역의 미친 X’는 그저 분노조절 남자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같다.
그러나 막상 공개된 ‘이 구역의 미친 X’는 드라마 소개 만큼 가볍고 웃기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다.
정신과에서 마주친 남자주인공 휘오(정우 분)와 민경(오연서 분). 각각 분노조절과 망상·강박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들의 아픔은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드라마는 이들의 상처와 치료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들을 담아내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먼저 모든 것에 불안을 갖고 의심을 하는 민경은 사랑했던 남자에게 상처를 입은 인물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연애를 했을 뿐인데, 남자친구는 유부남이었고 이 때문에 이별을 고하자 몰래 찍어놨던 영상으로 협박까지 했다. 이도 모자라 폭행까지 가하면서 민경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이런 사건들로 민경의 삶은 엉망이 돼버렸다. 지나가는 행인에게도 불안을 느끼고 시도때도 없이 가스 냄새를 맡는다. 이 때문에 옆집에 사는 휘오도 의심을 하고 경계를 했다.
남자주인공인 휘오도 마찬가지다. 분노조절로 상담을 받고 있지만 휘오는 약자들이 아닌 비상식적인, 분노할 대상에 분노를 하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잘 나가는 형사였지만 파면을 당한 휘오는 비리나 불미스러운 사건이 아닌, 마약 사범을 수사하다 이같은 처분을 받았다. 그 뒤에는 마약범 양삐리와 형사들의 검은 커넥션이 있다는 것이 시사되며 더 큰 사건을 예고하기도 했다.
|
심각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만, 이 드라마의 기본 색깔인 ‘코믹’이 이런 사안들을 너무 무겁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문제성을 제기하다가도, 코믹한 호흡들이 이어지며 가볍고 흥미롭게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드라마의 풍성함은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연기파 배우로 잘 알려진 정우는 노휘오 역을 맡아 코믹과 감정신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분노조절이 안되는, 극에 달한 감정들을 코믹하며 그려내며 웃음을 안기고 있으며 견훤지간이었던 민경과 적대적인 감정에서 사랑에 빠지는 과정들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로맨스’에 대한 부분도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또한 민경의 상처를 알고 함께 아파하는 모습을 절절한 감정으로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오연서 역시 마찬가지다. ‘이 구역의 미친 X’인 민경의 엉뚱한 모습들을 코믹하게 그려내며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과거의 아픔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피해자들의 고통을 사실감 있게 표현했다.
주연 배우인 정우, 오연서 뿐만 아니라 두 사람과 티격태격 케미를 형성한 홍직 아파트 주민들, 휘오의 부모님, 민경의 엄마 등 출연하는 역할들마다 현실감 넘치는 연기들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단순한 로코를 넘어선 드라마의 작품성, 배우들의 열연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로 자리잡은 ‘이 구역의 미친 X’는 매주 월, 화, 수 오후 7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