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 "'사도'는 불편한 영화입니다"

  • 등록 2015-09-14 오전 8:26:40

    수정 2015-09-14 오전 8:26:40

이준익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이준익 감독이 영화 ‘사도’로 돌아왔다. ‘왕의 남자’ 이후 두 번째 사극이다. 개봉 전 시사회로 기대를 높이고 있는 ‘사도’는 “이준익 감독은 역시 사극을 찍어야 맛”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준익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도’를 불편한 영화라고 표현했다. 사도와 영조를 연기한 유아인, 송강호의 연기는 압권이었지만 그 흐름을 이해하는 과정은 어려운 영화라는 뜻이었다. 이 감독은 “‘사도’는 영조와 사도, 정조에 이르는 3대의 56년에 걸친 이야기입니다”라며 “상업영화가 아닌, 관객이 몰입하지 못하면 불편한 그런 영화입니다”라고 말했다.

‘사도’는 조선시대 가장 비극적인 역사로 기록된 사도세자의 죽음을 다룬 영화다. 수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룬 소재다. 영조, 사도, 정조는 물론 혜경궁 홍씨, 인현왕후 등의 시선으로 다채롭게 조명됐다. ‘사도’는 이 사건을 “나랏일이 아닌 집안일”로 시선을 옮겨 차별화를 꾀했다. 너무나 인정받고 싶었지만 끝내 비뚤어진 아들 사도의 8일 간 일기에 충실했다. 또한 역적으로 몰린 아들을 뒤주에 가둬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아버지 영조의 마음을 담았다. 어른 정조 역으로 소지섭을 캐스팅하는 공을 들여서까지, 할아버지와 아버지 간 갈등의 산 증인인 손자의 시선도 중요하게 다뤘다.

이 감독은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뿐 아니라 그의 아버지, 어머니, 남편처럼 주변의 시선까지 고려돼야 하는 법”이라며 “영조, 사도, 정조, 나아가 혜경궁 홍씨, 인현왕후 등 그 시대를 함께 한 사람들의 관점을 모두 담아 모든 캐릭터에 입체적인 정체성을 만들고자 노력했어요”라고 전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감독은 ‘사도’를 볼 때마다 다른 영화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 번 보지 말고 두 번, 세 번 보라는 게 흥행을 위해서 말하는 꼬득임이 아닙니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처음에 영화를 볼 땐 당연히 송강호 아니면 유아인에 감정이 이입되겠지만 다음에 볼 땐,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영화에 대한 느낌과 해석이 전혀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에 제가 ‘사도’로 보여주고자 한 다양한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시사회 후 일각에서는 ‘사도’의 말미가 사족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다 큰 아들 정조가 노인이 된 엄마 혜경궁 홍씨의 생일 상에서 아버지 사도를 기억하는 춤사위를 펼치는 장면이다. 들추고 싶지 않은 상처였음에도, 정조는 행복한 모습으로 춤을 췄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혜경궁 홍씨 또한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이 감독은 ‘사도’의 가장 중요한 신으로 촬영에 공을 들였는데, 진심을 몰라주는 분위기에 아쉬운 마음도 비췄다.

이 감독은 “지금에 이르러서도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모든 갈등은 과거와 화해하지 못하는 마인드에서 시작됩니다”라며 “저는 ‘사도’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이자 전 국가를 흔든 비통한 사건의 당사자들이 그들의 과거와 어떻게 화해하고 화합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어요”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도’가 300년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현대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영화가 될 것”이라며 “추석 시즌에 아버지가 아들을 죽인 영화를 가족끼리 와서 어떻게 보겠냐는 농담도 하는데, 묘하게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바가 많을 영화라고 자신합니다”라고 말했다.

16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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