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사전제작붐]그래서, 쪽대본은 없어지나요?

  • 등록 2016-01-13 오전 6:50:00

    수정 2016-01-13 오전 6:50:00

‘괜찮아 사랑이야’ ‘사임당’ ‘태양의 후예’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대본이 안 밀린다→배우가 연기에 몰입한다→촬영이 순조롭다→현장 분위기가 좋다→웰메이드가 나온다.’ 사전제작 드라마가 각광받고 있는 논리다. 드라마 시장에 사전제작 바람이 불고 있다. ‘쪽대본 드라마’라 불리는 기존 제작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할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대로 쪽대본 드라마엔 부정적인 공식이 씌여있다. ‘대본이 밀린다→배우가 피곤하다→촬영이 부실하다→현장 분위기가 싸하다→작품이 망한다.’ 일리가 있는 논리일까. 사전제작 드라마와 기존 드라마의 장·단점을 비교해 따져봤다.

◇사전제작 VS 쪽대본

두 드라마의 성질부터 짚어보자. 사전제작은 미리 만들어둔다는 뜻. 드라마 첫회 방송 전 모든 촬영이 끝난다. SBS ‘사임당 her stroy’나 KBS2 ‘태양의 후예’처럼 미리 편성까지 확정짓고 촬영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준기의 ‘보보경심 : 려’, 박서준의 ‘화랑’처럼 편성 미정인 상태에서 촬영에 돌입하는 경우도 있다.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을 깔아두고 있다. 촬영이 끝났는데도 편성이 결정되지 않아 방송사를 표류하는 최악의 상황은 계산하지 않는 분위기다.

쪽대본 드라마는 생방송 촬영 시스템을 상징하는 말이다. 촬영 일정을 빠듯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늦은 대본’이 꼽히기 때문. 이번 주 방송되는 토,일 드라마의 대본을 그 주 월요일쯤 받게 되는 식이다. 국내 방송되는 대부분의 평일 미니시리즈가 첫 방송을 앞두고 1~4회 촬영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2주 이상의 촬영 분량을 확보해두고 여유있게 진행되던 주말극이나 일일극 현장도 최근 들어선 ‘쪽대본’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

◇탈고 VS 실시간

대부분의 배우들이 쪽대본 현장에서 가장 힘든 점을 ‘캐릭터 몰입’으로 꼽는다. 대본이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면 캐릭터 연구할 시간을 그만큼 벌 수 있다는 것. 2014년 노희경 작가의 ‘괜찮아 사랑이야’가 7,8회 방송 당시 16부작 대본을 탈고해 선례로 남았다.

그렇다고 쪽대본이 나쁘다 단정할 수도 없다. 일부 제작진은 내용이 유출되는 스포일러 사태를 막기 위해 쪽대본 형식을 빌리기도 한다. 생방송을 방불케 한 ‘응답하라 1988’ 촬영 현장이 대표적인 예다.

◇변수 VS 변수

사전제작 드라마의 장점으로 제작비 절감이 꼽혔다. 촬영 회차와 순서가 틀을 갖춘 덕이다. 촬영 장소 섭외, 동선까지 짜인 상황.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일정에 맞춰 돈을 쓰면 문제 없다. 쪽대본 드라마라서 돈이 더 들 이유도 많지 않다. 대본이 나오길, 촬영이 재개되길 대기하는 시간에 알게 모르게 쓰이는 돈이 낭비되는 정도.

다만 두 시스템 모두 변수의 싸움이다. 지난해 12월 촬영을 모두 마친 ‘태양의 후예’는 일찍이 계산된 제작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에서의 해외 로케이션 당시 예상보다 많은 회차로 촬영이 진행됐다. 주연배우 송중기의 팔 부상으로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쪽대본 드라마 현장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탄탄함 VS 순발력

사전제작 드라마가 힘 주어 강조하는 대목은 ‘작품의 완성도’다. 작가가 글을 여유롭게 쓰면 보다 탄탄한 짜임새의 대본이 나올 확률은 높다. 그렇다며 배우의 연기력, PD의 연출력이 보장되진 않는다. 2011년 유이가 주연한 ‘버디버디’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화제가 됐지만 연기력 논란부터 공감대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쪽대본 시스템에선 어떨까. 대본이 밀리면 가장 피곤한 사람은 작가 본인이다. 그 느린 속도에 맞춰 배우와 스태프, 감독은 훨씬 빠르게 움직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알아서다. 작품성이 떨어지는 결과로 직결되진 않았다. ‘펀치’의 박경수 작가,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 ‘응답하라’ 시리즈의 이우정 작가 모두 ‘쪽대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오히려 이러한 환경에선 시청자의 의견과 반응을 토대로 이야기에 변주를 시도할 수 있는 순발력이 용인된다.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극대화되면 ‘장기’로 발전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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