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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입찰 프레젠테이션 현장. 경쟁해야할 퍼포먼스 주제는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예산을 아주 낮게 적어낸 팀이 등장했다. 원고를 든 연출자 한 명과 아무 도구도 없는 빈손의 평범해 보이는 남자 둘이 무대 위에 섰다. 남자 둘은 자신들이 마치 사자인 듯 호랑이인 양 연출자가 적어서 건네는 대사를 주고 받았다.
그들이 아프리카에서 날아온 사자와 호랑이보다 훨씬 더 사자 같고 호랑이 같았다. 앞선 참가자들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마음을 뺏겼던 심사위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그래 우리가 원래 주문한 게 쇼가 아니라 저것이었지’ 라고 생각하며 높은 점수를 주기 시작한다.
다만 한 심사위원은 손으로는 손뼉을 치면서 “마지막 팀의 ‘끝으로 한마디 더 주례사’가 생각보다 길어서 저녁 약속에 늦어버렸네..” 라고 작게 투덜댔고 또 다른 심사위원은 심사표 비고란에 “ 좋긴 한데, 시종일관 비장해서 보는 몸이 힘들었음”이라고 적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먼저 PT를 끝내고 지켜본 다른 팀들은 “우리가 큰돈을 들여 만든 털과 가죽과 사실적으로 녹음해 비싼 스피커로 틀어놓은 포효소리와 심지어 사자를 옮기기 위해 빌린 커다란 비행기까지도 그냥 걸어들어온 저 남자들의 작은 몸속에 다 들어있었구나. 저 얼마나 효율적인 팀인가” 하고 탄식했다고 한다.
시사회에서 미리 본 영화 ‘사도’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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