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탈 수 있도록 잘 돕겠습니다”…캐디 여채현의 다짐

  • 등록 2018-07-14 오전 5:55:11

    수정 2018-07-14 오전 5:55:11

고석완과 캐디 여채현 씨. (사진=KPGA)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신인왕 탈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도와야죠.”

골프에서 선수와 캐디는 바늘과 실에 비유된다. 선수의 옆엔 늘 캐디가 그림자처럼 붙어 있다. 캐디는 코스 안에서 선수에게 유일하게 조언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선수가 의존할 수 있는 건 캐디 뿐이다. 결정적인 승부 혹은 위기에서 캐디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선수의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긴장할 때 정확한 판단으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우승한 선수들이 캐디와 가장 먼저 감격을 함께 나누는 이유다.

8일 끝난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NS 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고석완(캐나다)은 우승 후 캐디를 끌어안고 함께 기뻐했다. 그는 “캐디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그날 고석완의 옆을 지켰던 캐디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프로로 활동했던 여채현(26)이다. 프로골퍼 출신이라는 경력 덕분에 여채현 씨도 함께 주목받았다.

둘이 처음 만난 건 한 달 전이다. 6월 열린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때부터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여 씨는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다른 것을 찾아보려고 하던 중에 고석완을 만났다”면서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고 잘 맞을 거 같아서 캐디를 하기로 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첫 술에 배부르지는 않았다. 처음 함께 했던 대회에선 컷 탈락의 쓴맛을 봤고, 두 번째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는 공동 34위를 기록했다.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느낌이 좋았다. 조금씩 호흡을 맞춘 고석완과 여채현은 마침내 세 번째 출전 대회 만에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냈다.

여 씨는 모든 공을 고석완에게 돌렸다. 그는 “캐디로서의 역할을 한 것 밖에 없다”며 “고석완이 잘 쳤기 때문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관심을 선수에게 돌렸다.

여 씨가 프로골퍼가 아닌 캐디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이유는 선수로서 성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 씨는 정회원 자격을 따지 못해 1부 투어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4년 우연히 캐디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해 김우현(27)의 골프백을 처음 멨다. 하지만 의외의 순간을 함께 했다. 김우현의 프로 데뷔 첫 우승을 합작하면서 캐디로 새 인생을 설계했다. 고석완의 우승까지 캐디로 전업해 두 번이나 첫 우승을 함께 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또 한 번의 우승 순간을 함께 경험한 여 씨는 2018년 남은 일정에 대한 계획을 굳혔다. 여 씨는 “일단 2018 시즌 마지막까지는 고석완과 함께 할 생각이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신인상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돕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캐디는 고된 일이다. 20kg이 훌쩍 넘는 골프백을 메고 7~8km의 코스를 걸어야 한다. 날씨가 더워지고 비라도 내리면 몇 배의 힘이 든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는 만족해 하고 있다. 여 씨는 “가벼운 가방을 들면 조금 편해질 수도 있지만, 하다보니 힘들지 않다”며 “체력 관리를 잘해서 남은 시즌에도 잘 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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