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통해 ‘몰래카메라’에 일침을 가하려 했던 래퍼 산이가 오히려 ‘몰래카메라 애호가’로 몰리는 촌극이 벌어졌다. 프로그램 제작진의 아둔한 해명이 일을 키웠다.
산이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타겟 빌보드-킬빌’(이하 ‘킬빌’)에서 자신의 곡 ‘워너비 래퍼’ 무대를 선보였다. 이때 무대 뒤 대형스크린에 적힌 ‘I♥몰카’라는 문구가 고스란히 전파를 탔고, 이 장면을 캡처한 사진들이 인터넷을 달궜다. MBC 시청자 게시판은 해당 장면을 문제 삼는 항의글이 줄을 이었고, 산이의 경솔함을 지적하는 기사도 쏟아졌다.
‘저속한 성범죄 옹호자’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등장하자 MBC의 시원한 해명을 기다렸던 산이가 직접 팔을 걷어부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산이는 다음날 자신의 유튜브 개인방송에 ‘해명하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편집되지 않은 원본 영상을 올렸다. 원본에는 스크린에 ‘I♥몰카’라는 문구가 쓰여진 후, 그 위에 거대한 ‘X’ 표시가 그어지는 장면이 선명하게 담겼다.
출연자인 산이가 직접 영상을 공개해 해명하자, MBC는 다시 입장을 내어 대중은 물론 산이에게도 사과했다. MBC는 “산이 측이 준비한 배경화면에는 ‘I♥몰카’ 부분에 붉은 X자 표시가 돼 있었으나 카메라 샷이 바뀌면서 X자가 표시된 화면이 방송 화면에 노출되지 않았다”며 “출연 아티스트의 표현 의도가 화면에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오해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산이씨와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