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지한솔 "KLPGA 신인왕 우뚝 서겠다"

지한솔 미국 전지훈련 현지 인터뷰
호반건설과 2억2000만원 계약
최고 대우 '우승'으로 보답
아시안게임 출전 무산 아쉬움 여전
  • 등록 2015-01-28 오전 6:00:00

    수정 2015-01-28 오전 6:00:00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하는 지한솔이 2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지한솔은 상금왕을 이룬다는 포부를 전했다.(사진=김정욱 기자)
[팜스프링스(미국)=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목표는 100야드. 클럽을 떠난 볼은 하늘로 높게 솟아오르더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거리가 표시된 에어리어에 낙하했다. 10분 동안 날아간 약 50개의 볼 중 100야드를 벗어난 볼은 2~3개에 불과했다. 이번엔 드라이버를 꺼냈다. 낮게 출발해 공중으로 묵직하게 떠오르는 스팅어 샷. 다소 강한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빨랫줄처럼 날아갔다.

스무살도 안된 여자 선수의 샷 감각은 놀라웠다. 집중력도 최고였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30여 분간을 지켜봤지만 주변에 눈 한번 돌리지 않았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특급 신인으로 데뷔하는 지한솔(19)과의 첫 만남은 경이로움으로 시작됐다.

내 사전에 ‘즐기는 골프’는 없다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있는 테라 라고 골프장에서 지한솔을 만났다. 미디어와의 인터뷰 기회가 많지 않은 신인이라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5분을 넘지 않았고 이후에는 십 대의 발랄한 에너지가 발산됐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KOREA’ 글씨가 선명했던 모자는 ‘호반건설’로 바뀌어 있었다. 지한솔은 올해부터 3년간 연간 계약금 2억2000만원으로 호반건설과 인연을 맺었다. 루키 최고 대우. 국가대표 출신으로 아마추어 무대에서 7승을 거뒀고, 프로 대회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점이 높게 평가됐다.

“후원사와 인연을 맺은 후 첫 공식 인터뷰가 오늘이에요. 역사적인 순간이지만 말실수를 할까봐 왠지 긴장되네요. 하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해요. 그동안 호반건설 모자를 쓰고 우승한 선수가 없었는데 제가 첫 우승 선수로 제대로 보답하고 싶어요. 물론 자신도 있고요.”

지한솔은 김효주와 백규정, 장하나, 김하늘 등 국내 톱랭커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흥행을 이어갈 차세대 스타로 꼽힌다. 특급 대우에 팬들의 기대까지. 자연히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로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박결(19·NH투자증권)과의 힘든 승부도 예고돼 있다. 하지만 자신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무서운 선배들이 해외로 많이 갔으니 우승 기회가 더 올 것으로 생각해요. 즐기는 골프를 치겠다는 등 두루뭉술한 계획은 내 사전에 없어요. 올해 목표는 3승이에요. 그렇게 되면 생애 한 번 밖에 없는 신인왕도 내 차지가 되겠지요.”

드라이버 샷 잘 돼…페어웨이 90% 안착

지한솔의 장기는 드라이버 샷이다. 마음만 먹으면 270야드 이상 때려낼 수 있는 장타력에 정확도까지 겸비했다. 아이언 샷은 95m 거리를 가장 좋아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3m 이내에 붙여 버디로 연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예전에는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혹시 실수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많이 떨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편해요. 드라이버 샷이 너무 잘되기 때문이에요. 페어웨이에 90% 이상 안착시킬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지 않겠어요? 파5홀에서는 투온이 되지 않는다면 무조건 95m를 남기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타수를 줄일 수 있거든요.”

지한솔과는 인천 아시안게임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하반기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로 발탁된 지한솔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는 1타 차로 고배를 마셨다. 후유증은 컸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시간도 꽤 걸렸다.

“1m가 약간 넘는 거리의 퍼트를 빼는 바람에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어요. 일주일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저 자신에 대한 원망이 컸어요. 지금도 솔직히 미련이 남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요. 금메달의 꿈은 2020년 올림픽에 이루면 되잖아요.”

투어에 갓 들어온 신인에게 반드시 물어보는 교과서적인 질문이 있다. 바로 ‘골프 선수로서 최종 목적지가 어딘가?’이다.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 투어에서 뛰면서 국위선양을 하겠다는 천편일률적인 대답이 돌아온다. 그리고 그 예상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한솔은 달랐다.

“모든 선수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거에요. 하지만 허황된 먼 미래를 먼저 꿈꾸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오늘 아침에 숙소를 나서면서 세웠던 계획이 잘 마무리됐는지가 먼저에요. 부족했다면 꼭 채우고 잠이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지요. 목표의 최대치는 1년이에요. 그리고 한 달, 하루로 쪼갭니다. 작년 목표는 1부 투어 진출이었어요. 지금도 거실 벽에 적혀 있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바꿀 생각이에요. ‘신인왕’으로요.”

1시간 넘게 이어진 지한솔과의 인터뷰는 매우 유쾌했다. 정확히 말하면 19세의 어린 선수의 입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골프 실력에 멘탈, 그리고 자신 만의 공략법 등 삼박자를 모두 갖춘 대형 신인 지한솔이 ‘직업인’(본인의 표현)으로서 보여줄 성과가 매우 기대되는 2015년 KLPGA 투어다.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하는 지한솔이 2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한솔은 상금왕을 이룬다는 포부를 전했다.(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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