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경 작가가 결국 다 했다. JTBC 드라마의 주목도가 떨어질 때 높은 완성도로 열혈 시청자를 늘렸으며 굼뜨던 시청률과 화제성을 끌어올렸다. 정통 멜로부터 트렌디 드라마, 치정극에 추리를 결합하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성공작을 냈다. 그동안 손잡았던 JTBC를 비롯해 지상파 3사, 케이블채널 tvN 등 드라마를 만드는 모든 방송사가 그에게 일제히 러브콜을 보내는 건 이유가 있다.
‘사랑하는 은동아’는 백미경 작가의 장편 드라마 데뷔작이다. 2015년 5월 첫 방송했다. 20여 년 간 무조건 적인 사랑을 보내는 남자(주진모 분)와 가족을 두고 금지된 감정에 빠지는 여자(김사랑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실 시청률은 아쉽다. 자체 최고시청률이 1.8%(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에 머물며 대중적인 관심은 못 받았다. 동시간대 방송한 KBS2 드라마 ‘프로듀사’가 큰 인기를 끈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입소문을 통해 뒤늦게 마니아를 양산했다. 흥행과는 별개로 JTBC의 드라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텐셜 터진 ‘도봉순’
포텐셜은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터졌다. 올해 2월 처음 방송했다. JTBC는 그동안 상당기간 수작을 내놓았음에도 시청률이 부진했는데 이 작품으로 징크스를 털었다. 괴력을 가진 여자 도봉순(박보영 분)과 재벌 2세 게임제작자 안민혁(박형식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자체최고 시청률 9.7%를 기록했다. 백미경 작가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히어로물의 콘셉트에 여성 캐릭터를 중심에 세운 게 독특했다. 코미디와 추리물이 잘 버무려 긴장감 있게 극을 이끌었다. 후반 들어 힘이 부쳤다는 일각의 평가에도 ‘힘쎈여자 도봉순’은 JTBC가 내놓은 최고 히트작이자 수작으로 꼽힌다.
백미경 작가의 진가는 ‘품위있는 그녀’에서 재확인했다. 지난 6월 처음 방송해 이달 19일 종방한다. 모든 걸 다 가진 재벌가의 며느리 우아진(김희선 분)과 이를 빼앗으려는 간호인 박복자(김선아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박복자의 죽음을 미리 공개한 후 시청자로부터 범인을 추리하게 하는 추리물 요소를 더했다. 첫 방송 당시 시청률 2%를 기록하며 저조하게 시작했으나 완성도가 주목받으며 10%까지 수직상승했다. 역대 JTBC 금토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미경 작가는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JTBC에 쓴 최고 기록을 ‘품위있는 그녀’로 갈아치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