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자신감 100%' 한국축구, 55년 恨 풀 일만 남았다

  • 등록 2015-01-30 오전 8:50:38

    수정 2015-01-30 오전 8:50:38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KFA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오는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호주와 맞붙게 되는 2015 아시안컵 결승전은 한국 축구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

55년간 우승하지 못했던 한을 푸는 동시에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의 부진으로 잃어버렸던 자존심을 되살릴 절호의 기회다. 아시아 축구 정상이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이라는 실질적인 이득도 있다.

결승전까지 오른 만큼 우승은 절대로 놓칠 수 없는 목표가 됐다. 조별리그부터 5전 전승에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자신감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슈틸리케 ‘늪축구’, 유종의 미 거둘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한 지 4개월 만에 대표팀의 체질을 확 바꿔놓았다. 지난해 월드컵 실패로 추락한 태극전사들의 사기를 되살렸다. 특히 화려하진 않지만 절대 지지 않는 이른바 ‘늪축구’, ‘실학축구’는 대표팀의 색깔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오로지 승자만 기억될 뿐이다. 마지막 순간 패한 준우승은 영광보다 아픔이 더 깊이 남을 뿐이다. “2위보다 3위가 더 행복하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유독 준우승이 많았다. 한국은 1972년 대회, 1980년 대회, 1988년 대회까지 3번이나 준우승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1992년·2000년·2007년)와 최다 준우승 기록을 나눠 갖고 있다.

만약 이번에도 준우승에 그친다면 최다 준우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준우승 기록은 불명예 쪽에 더 가깝다. 27년 만에 결승에 오른 것도 의미 있다. 하지만 이를 55년 만의 우승으로 결론짓지 못한다면 소용없다.

태극전사들이 결승 진출의 기쁨에 취해선 안 되는 이유다. 지금까지는 전초전이었다. 진짜 아시안컵은 이 한 경기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차두리(위)와 손흥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김진수·차두리 ‘크로스 저지하라’ 특명

호주는 엄밀히 말하면 아시아가 아니다. 인종도 유럽에서 온 백인들이 대부분이다. 축구에 관한 한 아시아에 세를 들어 사는 셈이다. 세밀하고 정교하지는 않지만 우월한 체격 조건을 활용한 힘 있고 선 굵은 축구를 펼친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12골을 기록한 호주 공격의 핵심은 역시 36살의 베테랑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특급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케이힐은 공격수치고는 작은 편(178cm)이지만 탄력이 좋고 위치선정에 능한 전형적인 골 사냥꾼이다.

특히 케이힐이 가장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은 측면 크로스가 날아올 때다. 수비수와의 헤딩 싸움에서 밀리는 법이 드물다. 직접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수비수들을 유인해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준다.

따라서 한국으로선 케이힐에게 크로스가 날아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패스가 올라올 때는 이미 늦다. 100% 헤딩으로 먼저 따낸다는 보장이 없다. 10번 중 한 번이라도 케이힐의 머리에 걸리면 그대로 실점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크로스가 올라오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한다. 김진수(호펜하임), 차두리(FC서울) 등 우리 측면 수비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상대의 돌파를 막고 크로스 타이밍을 주지 말아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 측면수비수들은 지금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진수는 발군의 기량과 투지를 보여주며 ‘제2의 이영표’로 확실히 낙점받았다. 차두리는 대표팀 은퇴를 눈앞에 두고 역대 최고의 활약을 펼쳐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다. 지금까진 만점 활약이었다. 이제는 마지막 경기에서도 완벽한 수비를 보여줄 일만 남았다.

▲손흥민, 한국 공격의 키플레이어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는 역시 손흥민(레버쿠젠)이다. 손흥민은 대회 초반 감기 몸살 후유증을 털고 현재 절정의 컨디션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2골을 계기로 경기 감각도 확실히 되찾은 모습이다.

특히 결승전에서 손흥민의 역할은 막중하다. 호주 수비의 최대 약점은 오른쪽 뒷공간이다. 호주가 이번 대회에서 허용한 2골 모두 오른쪽이 무너져서 허용한 것이었다.

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을 되돌아보자. 당시 이근호(엘자이시)는 호주의 오른쪽 수비수인 이반 프란지치의 뒤를 파고들었다. 이어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패스를 받아 지체없이 크로스를 연결했다. 이것을 이정협(상주 상무)이 슬라이딩하며 골로 마무리했다.

호주의 수비 방향으로 오른쪽은 한국의 공격 방향에서 볼 때 왼쪽이다. 왼쪽 윙어인 손흥민에게 기회가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당시 감기 몸살 때문에 선발로 출전하지 않고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갔다. 100% 컨디션을 회복한 손흥민이 호주 오른쪽을 휘저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작은 구멍이 큰 둑을 무너뜨린다고 했다. 손흥민이 측면을 무너뜨린다면 호주 수비 조직력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손흥민이 55년간 굳게 닫힌 아시안컵 우승의 문을 열어줄 키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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