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시상식 진단⑤]웃고 울고… 아카데미, 이것이 달랐다

  • 등록 2015-12-03 오전 6:30:00

    수정 2015-12-03 오전 7:36:57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공정성 시비, 공동수상, 나눠먹기…국내 시상식이 케케묵은 논란으로 시끄러워질 때마다 대중은 해외의 권위 있는 시상식을 떠올린다. 해외의 많은 시상식 중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시상식 중 하나는 미국의 영화 시상식 아카데미다.

아카데미는 미국 영화단체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AMPAS)에서 수여하는 상이다. 오스카상으로도 불린다. 미국의 자국영화 또는 미국에서 상영된 외국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아카데미는 1927년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 협회 설립 후 1929년 LA 할리우드 루즈벨트호텔에서 첫 시상식을 펼쳤다. 당시에는 협회 멤버 수가 20여명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5000여명에 이른다. 상은 협회 멤버의 투표로 정하는데 협회 멤버는 영화 제작에 관여한 자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감독 작가 배우 제작자 음악감독 미술감독 등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영화인으로 구성된다. 또 후보를 선정할 때 자신이 속한 부문에 한해서 투표를 할 수 있고, 투표자에게 영화홍보를 못하게 하는 등 심사 과정도 엄격하다. 국내의 시상식처럼 소수의 전문가 집단에게 심사를 맡기지 않기 때문에 공정성을 잃을 위험도 그만큼 적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상업적이다’ ‘유색 인종에게 인색하다’ 등의 질타도 받지만 공정한 수상 덕에 지금처럼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영화제가 될 수 있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화인의 축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올해 2월 돌비극장에서 열린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좋은 예다.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가 진행자로 나섰다. 그는 화려한 무대 위에, 화려한 배우 앞에 서서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 그의 열창과 함께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는 많은 영화 속 명장면이 펼쳐지며 할리우드 영화의 전통과 품격을 과시했다. 그의 공연은 ‘숲속으로’의 한 장면으로도 이어졌다. ‘숲속으로’에서 신데렐라 역을 열연한 안나 켄드릭이 무대에 올라 그와 함께 노래했다. 박수가 터졌다. 또 객석에 앉아 있던 잭 블랙이 합류해 재미를 더했다. 오프닝 공연을 비롯한 모든 축하 공연은 영화와 관련된 무대들로 꾸며졌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이돌 공연은 그들에겐 생뚱맞은 무대로 보였다.

공연뿐 아니라 시상식에 참석한 영화인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참석자들은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수상자들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배우들의 명 수상소감으로도 화제에 오른다. ‘보이후드’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패트리샤 아퀘트는 소감으로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외쳤다. 그녀의 얘기에 메릴 스트립이 큰 환호와 지지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시상식이 공정하면 권위는 바로 선다. 권위가 바로 서면 누구나 속하고 싶은 자리가 되고, 참여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자리가 된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그렇다. 최영균 대중문화평론가는 “수상자와 함께 비수상자, 참가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려면 시상식이 공정성을 회복해야 하고, 그에 못지않게 스타들도 시상식을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87회 아카데미 시상식
87회 아카데미 시상식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진행자 닐 패트릭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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