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6시30분, 고 김주혁이 교통사고를 당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에 있는 한 아파트 앞은 마치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십여 명의 경찰들이 현장을 통제하는 가운데 서른 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김주혁이 타던 벤츠 SUV차량은 본래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차량은 십여 개의 계단 밑에 있는 아파트 입구에 옆으로 뉘어 있었다. 정면 추돌을 한 듯 앞부분이 완전히 파손됐으며 보닛이 뜯겨나가 부서진 엔진이 모두 보였다. 천장은 절반가량이 찢겨 나갔으며 앞과 옆유리창은 모두 깨졌다. 특히 사고의 여파로 김주혁이 앉았던 운전석 쪽이 심각하게 망가져 있었음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대의 에어백이 터져 있었으나 운전자를 구하진 못했다.
차량 내부에는 고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었다. 뒷자리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붉은색 골프백이 운전석 앞까지 튀어나와 있었다.
현장을 둘러본 행인들은 사고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사고 지점은 오르막인데다 화단에 작은 가로수가 심어져 있었다. 약 50cm의 철제 구조물이 화단을 감싸고 있었던 것도 이유다. 일반적인 교통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고 김주혁의 차량은 7시를 넘겨서야 겨우 정리됐다. 한 대의 레커 차량으로는 부족해 두 대를 동원했다. 여기에 성인 남성 대여섯 명이 달려들어 겨우 사고 차량을 계단 위로 끌어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김주혁이 몰던 벤츠 차량이 전복되면서 심하게 파손되는 바람에 오후 5시 7분께야 김씨를 차량 밖으로 구조했다”며 “김씨 차량 엔진에서 연기가 났으나 화재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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