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시상식 진단③]말 많고 탈 많은 연말 시상식, 왜 할까?

  • 등록 2015-12-03 오전 6:30:00

    수정 2015-12-03 오전 7:37:05

배우 백진희가 2014년 MBC 연기대상에서 최민수 대신 수상 소감을 읽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영광스런 자리이지만 잘한 게 없으니 정중히 거절하겠습니다.”

배우 최민수는 지난해 12월 30일 진행된 MBC 연기대상에서 황금연기상을 받았으나 시상식에 불참했다. 대신 후배인 백진희에게 문자를 보내 수상 소감을 대신 전했다. 방송가의 ‘잔치’이라지만 세월호 사고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탓이었다.

매년 12월 마지막 1주일은 지상파 방송 3사의 시상식이 열린다. 대중문화 시상식들 중에서 대중에게 가장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해 동안 방송을 통해 가장 큰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던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그들의 출연 작품들을 되돌아볼 수 있으니 시청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은 일반적으로 한 달여 전인 11월 말에서 12월 초부터 섭외가 시작된다. 일 년간 방송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들은 전부 섭외 대상이다. 이때부터 방송사와 소속사 간에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방송사 측에서는 최대한 많은 스타를 섭외해야 하고 스타 입장에서는 본인의 수상 여부가 궁금하다. ‘들러리’가 되고 싶지 않은 심리다.

수상명단이 미리 공개되지는 않는다. 참석을 이끌어내기 위해 방송사 측에서 수상가능성을 슬쩍 흘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믿지 않는 분위기다. 굳이 상 욕심을 낸다기 보다는 함께 호흡했던 동료 배우들을 다시 만나러 간다는 기분으로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팀 분위기가 좋았다면 더 그렇다. 비록 수상은 못하더라도 동료 배우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하는 톱스타도 많다.

배우들을 대상으로 한 ‘연기대상’, 예능인을 대상으로 한 ‘연예대상’ 수상자가 논란을 빚는 경우는 흔하다. 모두의 예상에서 벗어난 이가 수상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방송사의 ‘꼼수’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앞으로 새 작품에 대한 캐스팅, 힘 실어주기 등을 위해 시상식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아무리 스케줄이 바쁘고 수상 가능성이 낮아도 방송사 시상식은 참가하는 것이 뒤탈이 없다”면서 “불참했다가 예상 못 한 루머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도 봤다. ‘상 못 받을까 봐 안왔다’는 식으로 비치면 곤란해진다”고 전했다.

방송사 측은 외압설에 대해서는 부인한다. 그러면서 1년을 마무리하는 ‘마침표’로서 연말 시상식에 의의를 둔다. 과거 한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1년 내내 시청자들을 위해 고생을 했는데 몇 시간쯤 ‘우리만의 잔치’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방송사의 잔치라고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예인 측에서도 마찬가지다. ‘배우 역시 방송사 구성원 중 하나’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시상식을 통해 방송사와 연예인 모두 ‘윈윈’한다. 해외 일정 등으로 빡빡하기 마련인 연말이지만 시상식을 위해 시간을 비워두는 이유가 있다.

“‘잔치’보다는 ‘시상’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예인의 인기나 앞으로 캐스팅 등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의견이다. 공정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인데 점차 개선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인기상’ 등에 대해서는 존재 이유에 물음표가 달린다. 유료 인기투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수익은 고스란히 주최 측 호주머니로 들어간다.

익명을 요구한 소속사 관계자는 “팬들의 사랑에 늘 감사하고 인기상이 의미 있지만 솔직히 보이콧을 권하고 싶을 때가 있다. 순수한 팬심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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