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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할 수 없는 한류 시장 중국을 고려한 행보이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한 결정이든, 우리나라 드라마 시장은 현재 ‘사전제작’에 의미 있는 관심을 두고 있다. 생각에 그치지 않고 몸소 실천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100% 사전제작’을 외치는 작품만 벌써 4개다. 송중기 송혜교의 ‘태양의 후예’, 이영애 송승헌의 ‘사임당’, 박서준 박형식의 ‘화랑’, 이준기 아이유의 ‘보보경심: 려’다. 업계에선 주목하고 있다. ‘과연 성공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성공’에 대한 주체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0% 완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게 질문의 실체가 될 순 없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만 되고, 제작비만 있다면 미리 드라마를 다 찍어두는 게 뭐 어렵겠나”는 의미에서다. 반면 ‘촬영한 내용을 재미있게 편집하는데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확답이 어렵다.
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100% 마쳤든, 90%를 마쳤든, 50%만 마쳤든, 당장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실시간 시스템을 탈피한 환경이 정착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100% 마쳤다고 ‘와 대단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고 ‘제대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오겠네’라고 확신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방송 후 시청자와 어떻게 소통할지, 편집과 수정 보완 작업에서 이젠 드라마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면서 “그 작업만큼은 실시간 시스템 못지 않은 치열한 과정을 거친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도 더했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 미니시리즈 ‘치즈인더트랩’은 그런 의미에서 ‘국내에서 성공한 최초의 사전제작 드라마’로 남을 전망이다. ‘치즈인더트랩’은 지난해 하반기 촬영을 시작했다. 100% 완료에 목적을 두지 않고 반(半) 사전제작을 표방했다. 16부작 미니시리즈 중 8개만 찍고 나머지는 방송 후에 찍겠다는 뜻의 ‘반’이 아니다. 이미 14회까지 대본이 나와 14회 촬영을 진행 중이다. 결말을 내야 할 15,16회 작업만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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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00% 사전제작이라는 뜻이 굳이 방송 전 모든 촬영을 마쳤다는 결과보다 사전제작을 통해 제작진, 배우, 시청자 모두 100%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치즈인더트랩’은 시청률까지 잘 나와주고 있고, 웹툰과 비교하면 드라마만의 장단점이 발견되겠지만 일단 좋은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