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의미 없다'..사전제작史, '치인트' 전과 후로 바뀐다

  • 등록 2016-01-08 오전 7:40:00

    수정 2016-01-08 오전 7:40:00

‘치즈인더트랩’ 박해진, 김고은, 이성경, 서강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사전제작.’ 2016 드라마 핵심 키워드를 예상하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트렌드다.

무시할 수 없는 한류 시장 중국을 고려한 행보이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한 결정이든, 우리나라 드라마 시장은 현재 ‘사전제작’에 의미 있는 관심을 두고 있다. 생각에 그치지 않고 몸소 실천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100% 사전제작’을 외치는 작품만 벌써 4개다. 송중기 송혜교의 ‘태양의 후예’, 이영애 송승헌의 ‘사임당’, 박서준 박형식의 ‘화랑’, 이준기 아이유의 ‘보보경심: 려’다. 업계에선 주목하고 있다. ‘과연 성공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성공’에 대한 주체를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0% 완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게 질문의 실체가 될 순 없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만 되고, 제작비만 있다면 미리 드라마를 다 찍어두는 게 뭐 어렵겠나”는 의미에서다. 반면 ‘촬영한 내용을 재미있게 편집하는데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확답이 어렵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100% 사전제작’이라는 말 자체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사전제작이라는 게 당장 방송 일정에 쫓기지 말고, 배우와 제작진 스태프 모두 여유있는 촬영 일정을 두고 작품을 의도한 방향대로 만들어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자는 데서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100% 마쳤든, 90%를 마쳤든, 50%만 마쳤든, 당장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실시간 시스템을 탈피한 환경이 정착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100% 마쳤다고 ‘와 대단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고 ‘제대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오겠네’라고 확신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방송 후 시청자와 어떻게 소통할지, 편집과 수정 보완 작업에서 이젠 드라마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면서 “그 작업만큼은 실시간 시스템 못지 않은 치열한 과정을 거친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도 더했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 미니시리즈 ‘치즈인더트랩’은 그런 의미에서 ‘국내에서 성공한 최초의 사전제작 드라마’로 남을 전망이다. ‘치즈인더트랩’은 지난해 하반기 촬영을 시작했다. 100% 완료에 목적을 두지 않고 반(半) 사전제작을 표방했다. 16부작 미니시리즈 중 8개만 찍고 나머지는 방송 후에 찍겠다는 뜻의 ‘반’이 아니다. 이미 14회까지 대본이 나와 14회 촬영을 진행 중이다. 결말을 내야 할 15,16회 작업만 앞두고 있다.

‘치즈인더트랩’
‘치즈인더트랩’ 측은 이 마지막을 ‘드라마의 절반’이라 표현할만큼 신중을 기할 각오다. 방송이 진행되고, 시청자의 반응이 쏟아지는 분위기를 살피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미 촬영된 분량도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시청자가 더 재미있게 느끼고, 지루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이 있다면 고칠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실제로 ‘치즈인더트랩’은 재촬영한 부분도 있고, 편집본을 보며 디테일한 부분에서 보완 작업도 곁들이는 등 후반 작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우리들은 ‘수선’이라는 말도 한다”며 “시간이 여유가 있다보니 방송 후에 그런 부분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끌어낼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2D작품을 3D로 완성하는 듯 한번 더 입히는 작업이 14회까지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제작 시스템이 따라준 덕”에 가능해졌다는 것.

그는 “100% 사전제작이라는 뜻이 굳이 방송 전 모든 촬영을 마쳤다는 결과보다 사전제작을 통해 제작진, 배우, 시청자 모두 100%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치즈인더트랩’은 시청률까지 잘 나와주고 있고, 웹툰과 비교하면 드라마만의 장단점이 발견되겠지만 일단 좋은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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