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고 내야수에서 범죄자로"..위기의 강정호

  • 등록 2017-03-27 오전 8:15:44

    수정 2017-03-27 오전 8:15:44

[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아시아 최고 내야수에서 순식간에 비자 발급을 거부 당하는 범법자로 전락했다. 계약 잔여 연봉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강정호는 최근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취업비자 신청이 거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 3일 재판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징역형인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단기체류가 가능한 전자여행허가(ESTA)를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음주운전 사실을 숨긴 게 탄로나 미국 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연봉 삭감 불가피

미국에서 직업 야구선수로 활동하려면 취업비자는 필수다. 벼랑 끝에 몰린 강정호 측은 싸늘한 여론에도 현재 항소한 상태다. 항소심을 통해 형량을 벌금형으로 낮춰 취업비자 재발급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송법상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피고인을 위해 상소한 사건에선 원심판결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금전적 피해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피츠버그 지역지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피츠버그 구단이 강정호를 제한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넣었다고 보도했다. 부상 외의 이유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가 대상이며, 보통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한 출전정지 등 징계를 받는 선수가 들어간다. 명단에 들어간 선수는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되고 연봉 지급도 중단된다. 강정호는 올해 연봉으로 275만달러를 받을 예정이었다. 복귀 시점이 느려질 수록 결장한 경기만큼 연봉이 줄어든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비자 발급이 재차 거부된다면 구단으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잔여 연봉은 받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선수계약표준 7항 b-1’은 구단이 선수가 좋은 시민성과 스포츠맨십을 유지하지 못하면 구단 측에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제3국에서 음주운전을 했다는 새로운 의혹까지 제기되며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화려한 데뷔, 그리고 그림자

강정호는 2014시즌 국내 프로야구에서 체력 소모가 심한 유격수를 뛰면서도 타율 3할5푼6리 40홈런을 때려냈다. 강정호를 눈여겨 본 메이저리그 구단들 중 피츠버그가 가장 많은 500만 2015달러의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 금액에 계약금 1100만달러(4년)을 안기며 그를 데려갔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에게 축복이었다. 그는 데뷔 해 막판에 당한 부상에도 타율 2할8푼7리 121안타 15홈런 58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선 4.0을 기록하며 ‘역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해외 선수 중 데뷔 시즌 성적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재활로 전반기 막판에 팀에 합류했지만 타율 2할5푼5리, 21홈런 62타점으로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 첫 20홈런을 넘기기도 했다.

시즌 중반 성폭행 혐의에 연루된 점은 옥에 티로 남았다. 강정호는 그해 6월 시카고 원정경기에 참여하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현지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피해자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면서 수사가 중단된 상태지만,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성폭행 혐의는 서막에 불과했다. 강정호는 구단의 신뢰를 한 몸에 받으며 다가오는 시즌에서 주전 선수로 활약할 것이 확실시됐음에도 스스로 기회를 차버렸다.

강정호는 국내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던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앞서 가던 차량과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도주했다가 입건됐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삼진아웃’ 제도에 따라 면허가 취소됐다. 여기에 처벌을 피하고자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의혹까지 받았다.

검찰은 강정호를 벌금 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법원이 그의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해 재판에 회부했다. 강정호는 죄를 뉘우치고 반성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1심에서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벌금형에 그쳤다면 구단에 도움을 받아 미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가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결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했다.

현재로선 미국 땅을 밟을 길이 없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2017시즌 전반기는 물론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다.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파이리츠 사장도 “지금 밝힐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은 강정호가 아직 취업 비자를 받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강정호 측과 연락하며 미국 정부가 원하는 조건을 갖추도록 돕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실상 강정호의 개막전 불참을 구단이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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