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겹치기 개봉`…주연배우 대략난감

충무로 주연 `多作시대` 그림자
개봉작들 주연배우 겹쳐
  • 등록 2017-10-31 오전 6:48:59

    수정 2017-10-31 오전 6:48:59

‘신과함께’ ‘1987’ ‘부라더’ ‘범죄도시’(시계방향, 사진=예고편 및 티저 이미지)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하정우 대 하정우의 대결을 보게 될까. 하정우가 주연한 ‘신과 함께’와 ‘1987’이 12월에 나란히 개봉한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가 일찍이 12월 개봉을 확정한 데 이어 최근 6.10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1987’이 12월 개봉에 가세했다. 두 영화 모두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이다. 두 영화에 동시에 출연하는 하정우는 어느 한 작품의 편만 들 수 없는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범죄도시’가 롱런하며 인기리에 상영중인 가운데 마동석은 한 달 텀을 두고 내달 2일 개봉하는 ‘부라더’로 관객과 만남을 또 이어간다. ‘범죄도시’는 중국동포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하는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형사물이고, ‘부라더’는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가 원작으로 석봉과 주봉, 두 형제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오로라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영화다. 마동석은 “두 영화의 장르가 달라서 다행이다”고 했는데 ‘다행이다’는 말에서 난처함도 읽혔다. 이 영화에 함께 출연한 이하늬도 11월2일 ‘부라더’와 ‘침묵’의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상영하는 작품에서 주연이 겹치는 경우는 없었는데 근래 들어 늘고 있다”며 “조·단역의 경우는 이해한다 치더라도 주연은 작품이나 관객을 위해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고 지적했다.

소위 ‘겹치기 개봉’(또는 겹치기 출연)을 하게 되는 것은 배우의 탓만은 아니다. 배우들의 입장에서도 필모가 자신의 경력과 가치를 증명하는 일인 만큼 잘 완성해서 잘 선보일 수 있도록 작품마다 올인하고 싶은 마음이다. 개봉 시기는 배급사에서 영화의 규모, 성수기 및 비수기 등 여러 가지 변수를 따져서 최적의 타이밍을 결정한다. 배우들이 시차를 두고 촬영을 해도 개봉 시기는 배급사에서 조율하는 것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상황을 ‘당하게’ 된다.

겹치기 개봉이 근래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영화의 부흥기였던 1960~70년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심했다. 60년대 은막의 스타들이 한 해 출연한 영화가 수십여 편에 이르렀다. 신성일은 한 해 6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도 털어놨다. 겹치기 개봉 또는 출연은 그 시절의 관행이었다. A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가 B 영화 촬영장에 찾아가서 배우가 촬영과 촬영 사이에 쉬는 틈을 타 납치하다시피 데려가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지난 몇년 동안 영화업계에서 지양돼온 겹치기 개봉이 그것도 주연의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흥행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겹치기 개봉은 배우의 기근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배우가 정말 없다기보다는 투자를 받거나 관객을 모으는데 용이하고 안정적인 배우들만 찾으려고 하는 데에서 기인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점점 더 흥행을 노리면서 투자자나 관객의 입맛에 한정되다 보니 겹치기 개봉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흥행을 위해서 여러 명의 배우를 내세우는 멀티캐스팅 영화의 증가도 한 가지 요인이다.

인기 배우만 고집하는 캐스팅이 늘 작품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계속된 출연은 관객들에게 피로감만 높일 수 있다. 정 평론가는 “겹치기 개봉이 관객들에게는 물린 캐릭터, 식상한 연기로 다가갈 수 있어 흥행에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수 있다”며 “제작자나 창작자들이 완벽히 검증하지 못했어도 과감하게 가능성 있는 배우을 기용하거나, 기존의 배우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새로운 이미지를 입히는 게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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