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꿈꾸는 카카오M 전략, 득일까 실일까[SWOT 분석]

카카오M 사업계획 SWOT 분석
인수합병해 불린 몸집, 최대 강점이자 약점
지식재산권 IP, 방송사 협업 확보는 기회
넷플릭스에 대응하는 토종 OTT 약진 위협
  • 등록 2020-07-20 오전 8:58:07

    수정 2020-07-20 오전 8:58:07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해부터 각종 M&A(인수합병)로 몸집을 키워 온 카카오M이 콘텐츠 산업 분야의 공룡이 되겠다는 포부와 계획을 미디어데이를 통해 처음 드러냈다. 인기 배우·가수들이 포진된 대형 기획사들과 스타 크리에이터들이 집합한 탤런트(Talent) 그룹과 카카오페이지 등 지식재산권 IP까지 낀 카카오M이 새로운 영상 플랫폼을 개설해 콘텐츠들을 선보일 경우, 방송·통신사 기반의 국내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공존 중인 현 콘텐츠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과도한 인수합병을 통한 업계의 독과점 우려, 플랫폼의 구체적 정체성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없이 넉넉한 인적 자원만으로 OTT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는 시각도 적지 않다. 카카오M의 발표 내용과 현황을 바탕으로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SWOT’ 분석식으로 정리했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 (사진=카카오M)
S : 인수합병 통한 협업 인프라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첫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콘텐츠 비즈니스 진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서 눈에 띈 대목은 배우·가수는 물론 감독, 작가, 작곡가 , 창작자, 사업개발자까지 아우른 대규모 협업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각 분야의 유능한 사람들이 모여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 1년 간 많은 회사를 인수합병하고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M은 그룹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분야 자회사다. 카카오는 2016년 아이유의 전 소속사이자 음원사이트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뒤 2018년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M을 출범시켰다. 플랫폼 사업인 멜론은 본사로 남기고 음악 레이블과 배우 매니지먼트 등 콘텐츠 관련 사업은 카카오M으로 이관했다.

그 후 카카오M은 음악 레이블과 함께 배우 매니지먼트사와 드라마·영화·공연제작사 등 엔터테인먼트업계 인적 소스들을 대거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병헌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 공유·공효진이 속한 매니지먼트 숲을 비롯해 아이유가 소속된 이담엔터테인먼트, 영화 ‘신세계’를 만든 사나이픽쳐스,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의 영화사 ‘월광’과 공연제작사 쇼노트까지 인수하면서 업계 새 거물로 급부상했다. 이번 사업설명회 내용에 업계의 관심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배우·가수들이 유튜브, 카카오 기반 영상 플랫폼인 카카오TV(가칭) 등에 채널을 열고 직접 콘텐츠를 기획, 제작해 팬들과 소통하는 등 스타들의 지식재산(IP) 가치도 높일 예정이다. 이를 기획, 유통, 마케팅 과정과 연계해 브랜드를 창조해내는 ‘셀럽(Celeb) 커머스’ 사업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 매니지먼트 사업을 통합하고 카카오 플랫폼 및 디지털 콘텐츠와 접목해 수익과 연결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에는 연간 4000억원 규모의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게 목표다.

(표=문승용 기자)
W : 독과점 우려, 자원 이탈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수합병을 통한 거대한 인적 자원 확보가 강점이자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독과점이다. 인수한 회사들 간 시너지를 어떻게 낼지, 스타들은 보통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 하지 않고 언제든 FA 시장에 던져지는 매니지먼트 업계 특성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과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같은 현상을 두고 한쪽에선 독과점이라고 비판하나 다른 한 편에선 발전으로 볼 있다”며 “우리나라 제작사는 영세하기 때문에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좋은 콘텐츠는 인프라에서 나온다. 많은 기획사들이 체력을 키워야 하는데 카카오M은 그들의 체력을 키워주려는 것”이라며 “콘텐츠 산업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모이는 비즈니스다. 뜻을 같이 한 사람들 간의 결합”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배우 기획사 관계자는 “소속사, 제작사 별로 추구하는 정체성과 방향, 운영 체계가 매우 상이한데 이를 통해 빚어질 수 있는 관계사 간 충돌을 카카오M이 어떻게 중재해 나갈지가 시너지의 관건이 될 것 같다”며 “몸집은 큰데 그 안을 구성하는 세포 간 연대가 느슨하다. 느슨한 연대를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은 결국 어떤 정체성을 표방하는 플랫폼을 내놓고 얼마나 질 좋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내놓느냐에 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니지먼트 업계에서의 인적 자원은 한정적이다. 계약 기간이 끝나면 언제든 다른 곳으로 이적하는 게 연예인, 스타 감독, 작가들이다. 지금 인수 회사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다른 곳으로 이적할 시 어떻게 콘텐츠의 지속성을 유지할 것인지 자원이탈에 대비할 수 있는 비책을 구상해놔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김성수 카카오M 대표(왼쪽)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카카오M-MBC 공동사업 양해각서’ 체결 뒤 박성제 MBC 사장과 기념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카카오M)
O : 지식재산권 IP, 방송사와 협업

카카오M은 스타들의 지식재산은 물론 웹툰, 웹소설 등 디지털 원작 콘텐츠의 지식재산을 활용하고 자체 스토리를 개발해 영화, 드라마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3년에는 블록버스터 규모를 포함해 연간 15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하겠다는 구체적 목표까지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의 웹툰 자회사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한 인기 원작 콘텐츠 등 지식재산권 IP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를 통해 독자, 시청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리메이크 콘텐츠 등 작품성과 상업성을 충족한 다수의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카카오페이지와 협업해 웹툰과 드라마, 영화를 연계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 가능하다.

TV 대신 ‘모바일’로 방향을 틀고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과정에서 확실한 수익 모델 구축을 위해 TV 방송사와 손을 잡았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카카오M은 최근 MBC와 MOU를 맺고 글로벌 디지털향(向) 콘텐츠 제작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만들기로 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MBC 입장에선 부가 사업에 대한 모델을 저희가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커머스 사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을 회사에 담으려 노력하는 부분을 MBC가 저희와 공유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MBC의 좋은 예능 IP, ‘나 혼자 산다’, ‘놀면 뭐하니?’ 등 프로그램의 스핀오프나 외전으로 새 수익 모델을 검증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함께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M은 모바일 숏폼 콘텐츠 제작을 위해 3년 간 3000억원 투자를 예고했다.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 광고, 수신료 모델을 다 가져가려고 한다. 광고, 수신료로 인해 40~50%의 수익은 돌려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은 감독, 배우 등 출연진과 작가들이 투입된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하기에 국내 판매 및 해외 판매로 50%는 회수될 것이라 보며 2년쯤 되면 수익 구조가 일정 부분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웨이브, MBC)
T : 토종 OTT의 반격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연합한 한 웨이브(wavve)와 종편, CJ 방송사가 연합한 티빙(Tving), 왓챠(watcha) 등 넷플릭스에 대응, 협업하는 토종 OTT, 통신사들의 움직임들이 카카오M이 주목해야 할 위험 변수다.

웨이브는 넷플릭스와의 협업 대신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며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기획한 영화, 드라마 크로스오버 프로젝트인 오리지널 시네마틱 드라마 ‘SF8’을 최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신기술로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인간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은 8부작으로 웨이브 독점 선공개 후 8월 중 MBC에서 방영한다.

SK가 지닌 통신 인프라를 이용한 해외 진출도 적극 타진 중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동남아 7개국에 출시한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 고’를 시작으로 현지 교민 대상 서비스, 해외 진출 등 글로벌 서비스에 단계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CJENM과 JTBC 종편-케이블 연합은 넷플릭스와 협업으로 살 길을 모색 중이다. CJENM은 지난해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을 넷플릭스에 매각해 콘텐츠 동맹을 맺고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즐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JTBC도 뒤이어 넷플릭스와 콘텐츠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 올해부터 3년간 전세계 190개국 이상 독자들에게 자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왓챠플레이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최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예능과 다큐는 올해 안에 파일럿 테스트를 할 예정이며 드라마는 내년부터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왓챠가 100% 외부제작 콘텐츠 스트리밍에 의존했지만 콘텐츠를 소개해주는 ‘안목’으로 유저의 사랑을 받았던 만큼 오리지널 콘텐츠에 거는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짝 놀란 눈…뭘 봤길래?
  • "내가 몸짱"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