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새털 베이스볼]이승엽 '안 겸손한 야구'가 궁금하다

  • 등록 2015-04-11 오후 12:28:19

    수정 2015-04-11 오후 12:40:55

이승엽이 10일 대구 KIA전서 솔로포를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야구기자 한 지가 벌써 16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는데요. 제가 겪어 본 그 ‘사람’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사적인 잣대로 들여다볼까 합니다. 사람의 기억은 모두 다르게 적히기 마련이니까요. 기사처럼 객관성을 애써 유지하려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느낀 바를 솔직하게 적어볼까 합니다. 그저 ‘새털’ 처럼 가볍게 읽어봐 주시고, ‘아!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 정도로만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새털데이(Saturday)니까요.



‘국민 타자’ 이승엽(39.삼성)은 인터뷰계의 교과서로 꼽힙니다. 좀처럼 자신을 높이는 일이 없습니다. 항상 팀과 동료, 후배들이 먼저고, 그가 친 공은 늘 ‘실투’ 입니다.

말만 그렇게 하는 건 아닙니다. 야구 자체도 늘 겸손하게 자신을 낮춘채 플레이를 합니다.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홈런 치고 크게 환호 하지도 않습니다. 개인 기록을 깰 때도 아직은 크게 좋아하거나 기뻐하지 않습니다. 팀이 지는 날엔 기록을 세워도 인터뷰하는 걸 꺼리기도 합니다.

간혹 그런 그가 매우 힘들어 보일 때가 적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 나이로 마흔. 여전히 팀과 동료라는 큰 짐을 짊어지고 야구하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곤 합니다. 마흔의 야구 선수에게 우리는 여전히 바라는 것이 너무 많지 않은가. 이미 그는 충분히 보여줄 걸 다 보여준 선수가 아닌가 하고 말이죠.

그래서 그런 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 해볼만한 건 다 해봤잖아요. 팀도 충분히 궤도에 올랐고. 이제는 좀 내려놓고 야구해도 되지 않겠어요?”

그러나 그는 또 한 번 무겁게 머리를 저었습니다. “아직을 그럴 때가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습니다.” 언제나 처럼 참 교과서적인 답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가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야구할 날이 그리 멀지는 않은 듯 합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밝은 표정으로 이런 말을 덧붙이더군요.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그 때가 되면 정말 재미있고 편하게 야구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때를 기대해 주십시오.”

이승엽이 말하는 ‘그 때’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워낙 욕심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인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400홈런이구요, 대구 구장의 마지막과 첫 우승까지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그러면 정말 ‘그 때’가 올까요. 이승엽이 보여 줄 ‘건방진 야구(?)’, 아니 ‘안 겸손한 야구’는 무엇일까요. 그가 보여주고 싶은 야구 모두 보여주고 은퇴하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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