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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타자’ 이승엽(39.삼성)은 인터뷰계의 교과서로 꼽힙니다. 좀처럼 자신을 높이는 일이 없습니다. 항상 팀과 동료, 후배들이 먼저고, 그가 친 공은 늘 ‘실투’ 입니다.
말만 그렇게 하는 건 아닙니다. 야구 자체도 늘 겸손하게 자신을 낮춘채 플레이를 합니다.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홈런 치고 크게 환호 하지도 않습니다. 개인 기록을 깰 때도 아직은 크게 좋아하거나 기뻐하지 않습니다. 팀이 지는 날엔 기록을 세워도 인터뷰하는 걸 꺼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 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 해볼만한 건 다 해봤잖아요. 팀도 충분히 궤도에 올랐고. 이제는 좀 내려놓고 야구해도 되지 않겠어요?”
그러나 그는 또 한 번 무겁게 머리를 저었습니다. “아직을 그럴 때가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습니다.” 언제나 처럼 참 교과서적인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승엽이 말하는 ‘그 때’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워낙 욕심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인데요. 일단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400홈런이구요, 대구 구장의 마지막과 첫 우승까지도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그러면 정말 ‘그 때’가 올까요. 이승엽이 보여 줄 ‘건방진 야구(?)’, 아니 ‘안 겸손한 야구’는 무엇일까요. 그가 보여주고 싶은 야구 모두 보여주고 은퇴하길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