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출길 막은 중국..'무차별 한류 커닝' 中

  • 등록 2017-04-07 오전 7:00:00

    수정 2017-04-07 오전 7:00:00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한류가 중국의 콘텐츠 표절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핑계로 한류에 장벽을 쌓은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를 대놓고 표절하는 사례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4월 현재 확인된 표절 콘텐츠만 10여 개를 훌쩍 넘는다. 각 콘텐츠마다 수십억원의 부가가치를 지닌 상품이라는 점에서 피해액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대표적인 희생양이다. 4월초 중국의 모 기업이 프로모션을 하는 과정에서 트와이스의 곡 ‘KNOCK KNOCK(낙낙)’의 콘셉트 사진과 유사한 이미지를 차용했다. SNH48 등 중국 현지 아이돌을 모델로 세웠는데 주황색을 배경으로 노란색 창에 멤버들이 상체를 드러내거나 문을 열고 인사하는 모습이다. 연예인의 얼굴만 트와이스에서 중국 아이돌로 바꾼 셈이다. 이재원 문화평론가는 “트와이스가 최근 한류 넘버원 걸그룹으로 떠오른 터라 사드의 영향 없이 중국에서 론칭됐다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평했다.

중국의 콘텐츠 표절은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방송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방송사에서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 중 최소 7개가 한류 콘텐츠를 무단으로 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SBS ‘영재발굴단’을 베낀 후난위성TV의 ‘신기한 아이’, tvN ‘삼시세끼’와 유사한 ‘동경하는 삶’, KBS2 ‘노래싸움 승부’와 SBS ‘신의 목소리’를 표절한 듯한 장쑤위성TV ‘더 나은 목소리’와 ‘끝까지 노래한다’, 상하이위성TV의 ‘천뢰지전’ 등이다. ‘무한도전’과 ‘런닝맨’ 등이 이미 표절 사례가 발생했고 각 방송사들의 항의도 있었지만 표절에 거리낌은 없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서는 두천호라는 신인 그룹이 국내 유명 그룹인 아이콘의 ‘리듬타’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이밖에 여자친구의 콘셉트를 따라한 중국 걸그룹도 등장했다.

국내 기획사는 표절 의심사례가 등장하더라도 쉬쉬하는 분위기다. ‘혐한’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자칫 마녀사냥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획사 관계자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풀리면 다시 중국 진출을 노려야 하는데 지금 항의를 했다가는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성현 국회정책연구위원은 이데일리에 “한류 콘텐츠를 정식 수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중국이 표절로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콘텐츠 수출이 이뤄졌을 경우에 발생하는 판권 매출과 PPL 등을 통한 소비재 판매 등 간접 매출까지 고려하면 연간 피해금액은 수백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위원은 “콘텐츠 표절은 중국 정부가 나서거나 현지 업자들과의 계약 활성화로 해결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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