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MV 연출 외도.."11년 전 빚 갚고, 또 갚다 보니"

  • 등록 2013-11-19 오전 8:00:00

    수정 2013-11-19 오전 8:55:25

가수 이정현의 ‘브이(V)’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박찬경·박찬욱 감독.(사진=에이바필름 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뜻한 대로만 되지 않는다. 인연은 시간을 따라 흘러가며 새롭게 맺어지기도 하는데 이정현과도 그랬다.”

영화 ‘올드보이’ ‘박쥐’ 등으로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이 지난여름 가수 이정현의 노래 ‘브이(V)’ 뮤직비디오 연출에 나선 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시작은 11년 전 영화 ‘복수는 나의 것’(2002)이었다. 당시 영화 OST를 만들고 부른 어어부 프로젝트에 마음의 빚을 진 일이 있어 KT가 제작·후원한 아이폰영화 ‘파란만장’(2011)을 찍었고, 영화를 찍으며 이번에는 또 주연배우 이정현에게 신세를 지게 돼 정식으로 다시 뮤직비디오를 찍게 됐다는 것.

박 감독은 “어어부 프로젝트가 ‘복수는 나의 것’ OST에 참여하고 제작사로부터 돈을 떼였는데 내 잘못은 아니지만 미안한 마음에 ‘나중에 뮤직비디오를 찍게 되면 연출해주겠다’고 했는데 세월이 한참 흘러 연락이 왔더라”라며 “연출료는 당연히 안 받을 생각이었는데, 제작비가 없대서 난감했다. 마침 KT에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는 프로젝트를 제안해 와 그걸로 영화도 찍고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다”고 과거 인연을 떠올렸다.

‘파란만장’을 찍을 때에는 주연배우가 또 문제였다. 여배우로 문소리를 캐스팅했는데 촬영을 며칠 앞두고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박 감독은 “진흙탕에서 구르는 장면도 있어 그대로는 촬영이 곤란한 상황이었다”라며 “그래서 이정현 씨에게 부탁했는데 고맙게도 바로 와줬다. 그런 인연이 뮤직비디오 연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결과는 모두에게 좋았다. ‘파란만장’은 그해 베를린영화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했고, 이정현은 이 영화로 배우로 다시 주목받으며 ‘범죄소년’ ‘명랑-회오리바다’ 등에 잇따라 캐스팅됐다.

박 감독은 앞서 언급한 영화 ‘파란만장’과 이정현의 ‘브이’ 뮤직비디오를 모두 친동생인 박찬경 감독과 함께 만들었다. 박찬욱·박찬경 형제는 ‘파킹 찬스(PARKing CHANce)’라는 이름으로 공동 작업을 해오고 있다. 현재는 서울시 프로젝트 ‘우리의 영화, 서울’을 함께 맡아 진행 중이다. ‘우리의 영화, 서울’은 시민들이 촬영한 서울 관련 영상으로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다.

박 감독은 “최근 동생과 함께하는 작업에 재미를 붙여 ‘파킹 찬스’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거절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서울시 프로젝트에도 많은 참여 부탁한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응모한 영상이 재미없으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박 감독은 이 밖에 ‘올드보이’ 10주년을 맞아 최근 이 영화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마쳤다. 디지털 버전의 ‘올드보이’는 10년 전 최초 개봉일과 같은 11월2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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